금감원 서태종 수석부원장이 19일 본원 브리핑실에서 '금융권에 내재된 불합리한 영업 관행 시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은행들이 주거래은행 선정 등을 위해 대학·지자체 등에 대가성으로 제공하는 출연금에 제동이 걸린다. 또 금융사 직원들의 실적압박을 야기했던 과도한 판매목표 할당 관행도 개선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권에 내재된 불합리한 영업 관행 시정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증권·보험 등 각 금융권역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불합리한 영업 관행을 내년 1·4분기까지 고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지난 7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 은행법'에 따라 은행 이용자에게 사회통념을 벗어나는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
시중은행이 2012~2015년 연평균 대학·지자체 등에 지급한 기부·출연금은 연간 2000억원 규모다. 이런 '리베이트식(대가성)' 이익 제공으로 늘어난 영업 비용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다.
은행 직원이 고객에게 3만원이 넘는 물품·식사, 2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사비를 제공할 경우 준법감시인에게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도 개정 은행법에 포함돼 있다.
금감원은 개정 은행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에 대한 적정성 점검·평가를 하는 동시에 은행 이용자에게 이익 제공 시 준법감시인 보고, 이사회 의결, 공시를 거치는지도 점검키로 했다.
금감원은 또 과도한 판매목표 할당으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를 유발하는 관행도 시정한다.
현재 금융사들은 신규 상품 판매를 하거나 고객확보 등을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목표를 부여해 실적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금감원은 영업점에 대한 성과평가지표가 불건전영업행위 등을 야기할 정도로 과도하게 설정돼 있는지 전금융권을 대상으로 점검 후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최근 피해금액이 대형화되는 금융투자회사의 고객자금 횡령 등 불법영업행위도 시정한다.
금감원은 하반기 중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예방체계 구축 여부와 동 체계 운영의 적정성 등에 대한 특별 현장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검사 결과 발견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제재할 방침이다.
보험산업에 남아있는 공급자 중심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도 개선한다.
보험사의 편의주의적 영업 관행으로 발생한 보험민원은 지난 2014년 5만8264건, 2015년 6만2083건, 올 6월 말 3만162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연금보험보다는 판매수당이 많은 '연금전환 특약 부가형 종신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 관행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에 정상 대출채권을 팔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고친다. 소비자는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갑자기 대부업체에서 채권 추심을 당하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채권양도 통지실태 등을 일제 점검한 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저축은행의 정상 대출권 매각대상에서 대부업체를 제외하기 위한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된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권에 내재된 불합리한 영업 관행 시정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고 금융사의 내실경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부이행 과제별로 관련 금융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회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내년 1·4분기 추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