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9월 금리인상설' 다시 시들…연준 베이지북 "물가상승 미미, 부동산시장 위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내에서 금리인상설을 무색하게 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으로 불거진 9월 금리인상설이 시들해질 전망이다.
연준은 7일(현지시간)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 두달 사이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갔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연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베이지북의 내용은 오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연준의 금리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물가상승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다. 연준은 물가상승과 고용시장 상황을 기준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해 왔다.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지역 연준이 관할하는)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임금 증가는 점진적이었다"고 했다. 고용시장의 양호한 상태는 특별한 게 아니다. 최근까지 미국의 고용시장은 호조를 이어왔다. 오히려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 8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15만2000개에 그쳤다는 부정적인 내용도 담겼다.
여기에 번번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막아 온 물가상승 문제도 재차 걸림돌이 됐다. 연준은 "물가상승은 전반적으로 미미한 수준이 유지됐다"고 했다. 소비까지 죽어 있었다. 연준은 "대부분 구역에서 전반적인 소비 지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내놨다.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앞으로의 부동산 매매나 건설활동에 대한 기대가 완만한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말 캔자스에서 열린 경제정책회의에서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해 9월 금리인상설이 확산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번 연준 스스로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베이지북에서 금리인상이 시급하다는 시사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