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가을학기 개강을 맞아 대학생 고객 확보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 서울대지점에서 '올원뱅크×MOAH(모아) 서울대학교 프로모션'을 열고 이달 말까지 올원뱅크 앱 이용자 1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나눠준다. 행사는 농협은행이 입점한 전국 대학으로 확대될 예정이다./NH농협은행
아직까지 돈벌이가 없지만 은행들이 모셔가려는 고객층이 있다. 바로 대학생이다.
하나·국민·농협은행이 개강을 맞아 대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생 때부터 거래하는 평생 고객으로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거래 실적을 이용한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거나 동아리에 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 KEB하나, 최고 금리 2.6% 대학생 적금
KEB하나은행은 통합은행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대학생 금융브랜드 '영 하나(YOUNG HANA)'를 출시했다. 옛 하나은행의 대학생 금융브랜드 '와삭바삭'과 옛 외환은행의 '윙고'를 통합해 만들었다.
하나은행이 이번 브랜드로 내놓은 상품은 통장·적금·체크카드 등 3가지다. 대상 고객은 만 35세 이하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 직장인 등이다.
'YOUNG 하나 통장'은 필수요건 충족 시 전자금융수수료와 타행 ATM기 현금인출 수수료를 면제한다. 요건은 ▲용돈과 아르바이트 급여 등 월 건당 10만원 이상 입금 ▲하나카드 결제 ▲휴대전화 요금 자동이체 ▲월 3회 이상 하나멤버스 앱 로그인 등이다.
'YOUNG 하나 적금'은 최장 10년까지 연 복리로 재예치 할 수 있는 1년제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연 1.2%다. 첫 거래 우대 연 0.8%를 포함하여 은행거래에 따라 최대 연 1.4%의 우대금리를 준다. 최고 금리는 연 2.6%다.
'YOUNG 하나 체크카드'는 OK캐쉬백 제휴카드다. 스타벅스 20%, GS25 10% 하나머니 적립 등 대학생 혜택을 강화했다. OK캐쉬백 가맹점에서 OK캐쉬백 포인트 사용 시 사용금액의 30%를 하나머니로 재적립 해준다. 해외 ATM 인출 수수료는 1%다.
KEB하나은행은 영 하나 출시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다음달 31일까지 'YOUNG 하나 적금'에 가입하는 SK텔레콤 고객 5000명에게 선착순으로 T 데이터 쿠폰 500MB를 제공한다. 'YOUNG 하나 체크카드'를 소지한 고객 2만명 에게는 선착순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와 GS25 기프티콘 2000원을 시럽 웰렛에서 웰컴팩으로 증정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고객에게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은행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KB국민, 은행거래실적으로 문화 행사 참여
기존 블로그를 앱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KB국민은행은 20대 고객을 위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채널 'KB락스타' 앱을 지난 2일 출시했다.
KB락스타는 PC 기반 블로그다. 이번 앱은 락스타 블로그를 모바일로 구현한 것이다. 블로그는 지난 8월 전면 개편됐다. 대학생 중심 컨텐츠로는 취업과 학업, 군대, 놀이 등이 들어 있다. 이밖에 웹툰과 룰렛게임, 이벤트 등의 재미 요소도 포함된다. 최근 생긴 젊은층 고객 전용 멤버십 제도는 합산 마일리지 서비스다. 고객은 블로그 활동 실적과 은행거래 실적이 합산된 마일리지를 받아 문화 행사와 블로그 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KB락스타 앱을 설치하면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서비스는 내년 초 열리는 락스타 복합문화공간에서 받을 수 있다. KB는 오프라인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젊은 층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KB락스타'가 20대의 대표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동아리 서비스로 안방 관리하는 농협
대학교 지점에서 집토끼를 잡는 전략도 펼친다. '동아리 회비 관리'라는 틈새시장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로 대학생을 공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기업 '더불어플랫폼'과 함께 '올원뱅크×모아(MOAH) 서울대학교 프로모션'을 지난 5일 시작했다. 행사 기간은 이달 말까지이며, 서울대 동아리연합회원이 대상이다.
모아(MOAH) 서비스는 친구와 가족, 동아리 등 각종 모임의 회비 모금 등을 지원하는 소규모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올원뱅크 안에 탑재되어 있고, '더불어플랫폼'이 운영한다.
이번 '서울대 프로모션'에는 추첨 행사도 포함된다. 올원뱅크에서 모아 앱을 설치한 뒤 모임을 만들고 회비를 송금하면 자동 응모된다. 농협은행은 응모한 학생 1000명에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선착순으로 선물한다. 우수 동아리로 선정된 5곳에는 치킨과 피자도 제공한다.
이번 마케팅은 올원뱅크와 모아의 공통점에서 출발했다. 농협은 올원뱅크로 간편 서비스와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더불어플랫폼이 운영하는 모아는 소규모 크라우드펀딩이다. 두 서비스 모두 20~30대 젊은 층이 공략 대상이다.
농협은 서울대에서 시작한 프로모션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9월 개강시즌을 맞아 2학기 동아리 회비 관리 등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진행했다"며 "향후 농협은행이 입점해 있는 전국의 대학으로 프로모션을 확대해 간편한 금융서비스를 선호하는 대학생들에게 수수료 부담이 적고 편리한 올원뱅크 서비스의 우수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대학생 마케팅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은행 측은 "길게 보는 투자"라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은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어서 당장 수익원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학생 때 한 번 개설한 통장은 계속 쓰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대학교에 입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