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과 최종예선 첫판 격돌
'최종 예선 첫 관문인 만리장성을 뚫어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중국을 만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9월 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중국파로 중국 잡는다
현재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의 절대적인 우세다. 1978년 첫 대결 이래 어느덧 31회째를 맞이하는 축구 한·중전은 17승 12무 1패로 한국이 압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48위이고, 중국은 78위다.
한국은 최종예선 첫 경기인 중국전을 위해 최정예 멤버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구자철, 지동원(아우스크스부르크), 손흥민(토트넘) 등 핵심 유럽파에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기희(상하이 선화), 홍정호(장쑤 쑤닝), 정우영(충칭 리판) 등 중국파 선수들까지 불러모았다.
다만 올림픽대표팀에서 발탁된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소속팀의 경기 탓에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것은 중국전의 변수로 꼽힌다. 반면 대표팀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장현수와 김기희, 정우영 등 중국파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하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뿐 아니라 중국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 등 다양한 정보를 대표팀에서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대표팀 가오홍보 감독도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수비들은 중국에서 뛰고 있어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한증(恐韓症)'을 극복하라
"중국축구협회에서 입국한 선수들의 명단을 안 주네요."
중국도 공한증을 극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사활을 건 중국 축구대표팀이 입국한 선수명단까지 비밀에 부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날 입국한 중국 선수들이 25명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선수들이 입국했는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중국축구협회에서 선수명단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전력분석 차원에서 중국 선수들의 명단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중국 측에서 제공하지 않아 지난 18일 발표된 소집훈련 명단을 토대로 전력을 가늠하고 있다.
중국은 대표팀 조기 소집을 위해 프로축구 일정도 연기했다. 중국 대표팀이 소집훈련을 시작한 것은 7월 말부터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세기를 내줘 한국까지 편안하게 도착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대표 명단을 경기 전날에 발표하는 것은 전력 노출을 피하는 한편, 최대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한국과 중국의 최종예선 1차전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시나스포츠는 한국과의 경기 응원을 위해 중국 축구 서포터즈인 '룽즈두이(龍之隊)'가 단체복 4000여 벌을 맞췄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중국축구협회에 입장권 1만5000장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