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 골프 여자부 금메달을 차지하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서 박인비는 "도쿄 올림픽 출전을 장담하지는 못한다. 다만 그때에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면 2연패는 좋은 목표"라며 "당분간 컨디션 회복에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인비는 "아직까지 다른 큰 장기적인 목표는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회복"이라며 "복귀 시기는 경과를 보면서 정해야 할 것 같지만 에비앙 챔피언십에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른 9월에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대회다. 이로 인해 LPGA 메이저대회는 기존 4개에서 5개로 늘어났지만 커리어 그랜드 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인정 기준은 그대로다. 박인비는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에 대해서는 "재발한 것은 아니고 원래 손가락 부위가 좋지 않았다. 한 달 전부터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재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통증은 항상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 도중에는 집중하다보니 많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매 라운드에서 압박을 받았다. 매 순간 메이저 대회 마지막 조로 경기하는 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다. 가장 힘든 경기였다"며 "나라를 대표한 영광스러운 자리였고 행복한 한 주였다"고 리우 올림픽을 돌아봤다.
또한 그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에 가능했다"며 "그동안은 나 자신을 위해 경기할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를 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들은 애국가는 어떤 노래보다 최고였다"고 밝혔다.
우승 순간 눈물을 흘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눈물은 나지 않았다. 박세리 감독님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울어주셨다"고 대답했다.
남편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박인비는 "남편은 이번에도 다시 용기를 낼 수 있게 일으켜 세워줬다. 내게는 가장 중요한 스윙코치인 동시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버팀목인 것 같다. 그런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