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KB금융그룹)가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남녀를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이뤄낸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이룩했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1언더파 273타로 은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은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펑산산(중국)에게 돌아갔다.
한국 선수로는 양희영(27·PNS창호)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4위에 올랐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5위를 기록했다. 박인비의 금메달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메달 9개째를 획득했다.
마지막 날 경기는 예상과 달리 싱거웠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였던 리디아 고, 저리나 필러(미국)에게 2타 앞서 있었던 박인비는 초반부터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가며 승기를 잡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인비는 "사실 나도 이번 대회 성적을 장담할 수 없었다"며 "다만 한계에 도전한다는 올림픽 정신에 걸맞게 겸허한 자세로 경기에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경기 한때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막판에 가까스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14번과 16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내며 펑산산과 동률을 이룬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기록해 1타 차 2위에 올랐다.
양희영은 15번부터 18번 홀까지 4연속 버디로 막판 뒷심을 발휘했으나 1타 차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마지막 홀에서 리디아 고나 펑산산이 보기를 기록했더라면 동메달 결정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