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칩 독립 위해 '삼성의 적' 인텔과 손잡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인 'G5'의 모습 /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반도체 칩을 자체 설계해 내년부터 인텔에 생산에 맡기기로 했다. 자사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애플, 삼성, 화웨이 등만이 자체 스마트폰 반도체 칩을 사용했을 뿐 나머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퀄컴 등의 제품을 사용해 왔다. 인텔이 LG전자를 시작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대만 TSMC과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더버지 등 IT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인텔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차세대 기술인 10nm(10억분의 1m) 파운드리시설을 이용한 LG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위탁생산 계획을 밝혔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이다.
자체 AP는 제품에 최적화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자체 AP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LG가 설계한 AP인 '뉴클런'은 그 일환이다. 뉴클런은 TSMC에서 위탁생산해 LG 스마트폰인 G3에 탑재된 바 있다.
LG는 새로운 칩을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칩의 양산이 내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이번 타운드리 사업을 발표하면서 ARM과 손을 잡는다고 밝혔다. ARM은 인텔의 맞수 관계다. 이는 인텔이 '적과의 동침'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나섰다는 의미다. 그동안 인텔 파운드리는 자체 설계한 칩의 생산만을 고집해왔다. 이로 인해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과 TSMC에 밀리고 있었다. 인텔이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파운드리 업계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