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초 양자통신위성 발사…IT혁신 좇는 입장에서 선도자로 대변신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세계 과학기술사의 새장을 열었다.
양자통신은 최소 입자인 양자의 물리적인 특성을 이용한다. 전송과정에서 외부의 개입이 있으면 양자 상태가 흐트러져 정보가 사라진다. 이로 인해 절대 해킹 불가능한 미래의 통신기술이다.
현재까지는 지상에 구축된 양자통신망을 통해 1000km 범위까지가 양자통신의 한계지만, 위성을 통하면 지구전역에 걸친 양자통신망을 실현할 수 있다.
이전까지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해온 IT기술혁신을 좇는데 그쳤던 중국은 양자통신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미래 IT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16일 중국은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등 관영언론을 통해 양자통신위성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들 관영언론에 따르면 위성 발사는 이날 오전 1시 40분께(중국시간) 내몽고에 위치한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이뤄졌다. 창정-2D 로켓에 실린 위성은 631kg 무게로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 하나인 '묵자'의 이름이 붙었다. 묵자는 기원전 5세기 인류 최초로 광학실험을 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대의 과학자이자 평화주의자였다.
양자통신위성 묵자호는 지표면 상공 500km 높이 궤도에서 최소 2년 동안 90분마다 지구를 돌며 '우주공간 양자실험(QUESS, Quantum Experiments at Space Scale)'을 수행한다. 이 실험을 통해 우주공간과 지상 간 양자통신기술을 확립한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동시에 아직 미해결인 양자역학의 수수께끼도 함께 풀겠다는 구상이다. 성공한다면 미래 IT기술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QUESS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판젠웨이는 "양자통신위성 발사는 중국의 위상 변화를 나타내는 신호"라며 "이제 중국은 전통적인 IT기술 발전을 따라가는 입장에서 미래 IT기술 선도자로 역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도 이를 인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자통신위성 실험이 성공하게 되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고 평가하며 "양자통신위성을 생산하려는 경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제노바대 양자역학 물리학자인 니콜라스 지신의 말을 함께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양자기술 개발과 관련한 구체적 예산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하지만 관련 기초과학 연구 비용으로 지난해에만 110조원 이상을 사용하는 등 국가적 프로젝트로 양자통신위성 개발을 추진해 왔다. 중국보다 앞서 있던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자금조달이 어려워 후발주자인 중국에 추월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