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별 대포통장 발생건수(왼쪽), 권역별 대포통장 발생건수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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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들의 대포통장 확보 수단이 대담하게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포통장 피해는 취업사기 등에 노출된 20대 남성이 대포통장 유혹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대포통장 발생건수는 2만1555건으로 전기(2만2069건) 대비 2.3% 감소했다.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6591건으로 전기(8781건) 대비 24.9% 큰 폭 감소했다. 반면 대출빙자형 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1만4964건으로 전기(1만3288건) 대비 12.6%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은행권역의 대포통장 발생건수가 1만5932건으로 전기(1만6830건) 대비 5.3% 감소했지만, 상호금융(3173건)은 13.4%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권역의 비중(73.9%)은 전기 대비 2.4%포인트 감소했으나, 상호금융권역(14.7%)은 2.0%포인트 늘었다.
올 상반기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된 인원은 1만2807명으로 전기(1만5156명) 대비 15.5% 감소했다. 반면 법인인 명의인은 752개로 전기(616개) 대비 18.1%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계좌 개설 관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유령 법인 설립 후 법인 통장을 개설해 대포통장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대포통장 확보 수단은 대담하게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대포통장 근절 대책과 취업사기에 대한 홍보 강화로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공개 모집방식을 이용했다.
사기범은 취업사이트 등에 구인 광고를 게시하고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포통장을 공개 모집하거나, 유령 법인의 서류를 이용해 법인 통장을 개설하면 계좌당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아르바이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인을 초청해 관광 등을 제공하고 이들 명의의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등 대포통장 확보 수법이 고도로 지능화됐다.
특히 상반기 대포통장 명의인 중 남성은 20대(2099명)가 16.4%, 여성은 40대(1190건)가 9.3%로 가장 많은 비중은 차지했다.
대포통장을 직접 양도하는 경우 이외에 20대는 취업을 미끼로 급여계좌 개설 등에 필요하다며 통장이나 체크카드 양도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신용도 향상을 위해 거래실적을 올려주겠다며 통장이나 체크카드 양도를 요구한 대출빙자형 사기에 속는 경우가 많았다.
올 상반기 발생한 대포통장은 개인 명의인 수는 감소했으나 법인 명의인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규 계좌 대신 장기간 사용하던 기존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올 상반기 '개설 후 5일 이내'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이용한 비중은 4.9%로 전년(12.8%) 대비 7.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개설 후 1년 초과'해 대포통장으로 이용되는 계좌의 비중은 63.3%로 전년(55.7%) 대비 큰 폭(7.6%포인트) 증가했다.
신규 계좌 개설 시 금융거래목적 확인 등 심사 기준이 강화되자 신규 계좌 대신에 장기간 사용하던 기존 계좌를 모집해 대포통장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은 향후 기존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FDS, 모니터링 우수사례를 발굴해 전 금융회사에 전파할 예정이다.
또 상호조합 중앙회 차원에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표준화된 내부통제 매뉴얼을 마련토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시민감시단, 금융소비자리포터, 안심금융생활 네트워크 등 사회적 감시망을 활용해 촘촘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대포통장 신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고를 위해 신고 포상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