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황제' 진종오(37·KT)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세계 사격 최초 올림픽 개인 종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은메달은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191.3점)이 차지했고 동메달은 북한의 김성국(172.8점)에게 돌아갔다. 한국의 한승우(33·KT)는 4위(151.0점)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진종오의 금메달로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서 4번째 금메달을 추가하게 됐다. 세계 사격 역사도 새로 썼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 이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120년의 올림픽 역사에서 처음으로 3회 연속 사격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진종오의 사격 실력은 어릴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장난감 총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아버지의 지인의 권유로 강원사대부속고 1학년 때인 1995년 사격에 입문했다. 고등학교 시절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나 왼쪽 쇄골을 다치고 대학 때는 축구를 하다 오른쪽 어깨가 부러지는 등 사격에 치명적인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장애도 진종오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그는 경남대 재학 중이던 1999년 문화부장관기 학생사격대회 10m 공기권총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에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듬해 군 복무(경찰 체육단)를 마치고 KT에 입단했다.
이어 첫 올림픽인 2004년 아테네에서 50m 권총 은메달을 수확하며 실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10m 공기권총, 50m 권총에서 우승하며 기량을 뽐냈다. 그리고 리우에서도 50m 권총 금메달을 추가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총잡이'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해보였다.
이제 진종오는 올림픽 사격 4연패 도전을 준비한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진종오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 말씀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나는 정말 사격을 사랑하고 정정당당하게 경기하고 싶다. 은퇴하라는 건 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격을 빼앗는 것"이라고 은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사격은 다른 종목과 달리 체력만 된다면 40, 50대에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진종오의 발언과 현재 기량 등을 고려하면 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할 것이 분명하다.
진종오를 14년 동안 지켜본 사격 국가대표팀 차영철 코치도 올림픽 개막에 앞서 "진종오는 만족할 줄을 모른다"며 "아마 리우에서 금메달을 따도 안주하지 않고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볼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