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 흥한 자 '엉터리' 광고로 망한다? '사면초가' 바이두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가 엉터리 의료광고로 인해 사면초가에 처했다.
지난 4월 바이두에 올라온 허위광고에 속아 엉터리 암치료를 받다 사망한 대학생이 죽기 직전 이를 폭로한 뒤 중국 네티즌들이 바이두의 광고를 외면하고 있다.
동시에 바이두의 광고수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바이두 커뮤니티 티에바 운영자들이 바이두의 책임전가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바이두는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까지 받고 있다.
바이두는 주수입원인 광고가 이런 문제에 부딪치자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36%나 급감했고, 향후 전망도 암담한 상황이다.
지난 8일 베이징의 바이두 본사 앞에는 "바이두가 자신의 잘못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 바이두가 치사한 사기를 치고 있다"는 글귀가 적힌 셔츠를 입은 티에바 운영자들이 몰려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두가 티에바의 상업적 운영을 금지하자 항의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인터넷 카페가 자리잡지 못한 중국에서는 커뮤니티격인 티에바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티에바의 이용자는 15억명, 운영 중인 포럼은 2000만개에 달한다. 이들 포럼은 이제까지 특정업체를 홍보하며 수입을 올렸다. 의료광고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은 포럼을 통해 병원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사망한 대학생의 폭로로 엉터리 광고의 실상이 드러나자 이들의 홍보도 이용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게 됐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포털 광고에 칼을 대자 바이두는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티에바에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티에바 운영자들은 자신들이 아닌 바이두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광고 수입에 의지한 바이두의 폭발적 성장의 이면에는 영세병원에 거액의 광고료를 요구하거나 허위광고로 청년의 죽음을 부르는 등 악마와 같은 모습이 있었다.
특히 바이두의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 의료광고의 경우 상단 광고의 대부분이 특정 그룹의 병원에 집중되기도 했다. 이 그룹은 중국 민영병원 업계를 좌지우지한다는 푸톈계 병원들(푸젠성 도시 이름에서 유래)인데 중국의 공영의료서비스가 위축된 틈을 타 급성장한 곳들이다. 이들의 급성장에는 바이두의 허위광고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