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도 인구구조 문제 등으로 인해 몇 년 뒤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9일 서강대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화와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국장은 "1970~80년대 우리나라는 성장을 통해 소득과 불평등 문제도 개선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진보 때문에 성장한다고 소득이 높아지고 불평등이 나아지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의 절대인구가 생산가능인구를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고 노인 빈곤층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나쁘지 않다고 진단하면서도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를 하회하고 있다.
그는 "3% 성장세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만큼 절대 낮은 성장률이 아니다"라며 "과거 프레임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가까운 나라인데 과거처럼 성장률이 7∼8%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은 경제를 잘못 관리함으로써 성장률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세계 교역신장률이 이미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오래된 만큼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조업은 이미 발전했기 때문에 의료 등의 서비스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세계 교역이 이미 저성장에 접어든 지 오래기 때문에 수출에서만 답을 찾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 경제의 성장 축인 제조업이 한계에 달한 만큼 사업서비스 영역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1989년 한국의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의 비중은 27.8%였던 반면 2008년엔 16.8%까지 떨어졌다.
이 국장은 "제조업의 생산 보다는 고용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는데, 이미 제조업이 많이 발전한 한국은 고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은 제조업이 이미 발전해 있는 만큼 사업서비스 분야로 가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정치적인 결단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아시아의 경제적 과제로 자본 이동의 변동성 확대, 민간부채 증가, 저인플레이션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