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메이지유신 이후 첫 '생전퇴위' 선언
아키히토 일왕이 동영상 메시지에서 생전퇴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본 궁내청 동영상 화면캡처
아키히토 일왕이 8일 영상메시지를 통해 생전퇴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징의 봉사에 대한 일왕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생전퇴위 의사를 완곡하게 밝혔다. 그는 "몇 년 전의 일이지만 두번의 수술을 받고, 이밖에 노령으로 체력 저하를 기억하게 된 때부터 앞으로 기존처럼 무거운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 경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국민과 국가와 뒤를 이을 왕족에게 좋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며 "이미 80을 넘어 다행히 건강하다고는 하나 점차 신체가 쇠약해지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와 같이 전심전력으로 상징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자신의 경우만이 아닌 일왕의 생전퇴위 제도화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왕의 고령화에 대한 대처방법이 국사 행위와 그 상징으로서의 행위를 한없이 축소해 나가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왕이 미성년자이거나 중병 등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왕의 행위를 대행하는 섭정을 두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왕이 충분히 요구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생을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왕이 건강이 나빠지고 심각한 상태에 이를 경우 지금까지 보고된 바와 같이 사회가 정체되고 국민의 생활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 왕실의 관습으로서 왕의 죽음에 있어서는 제의행사가 거의 1년간 지속된다"며 "그 다양한 행사와 새로운 시대에 관련된 여러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행사에 관련된 사람들, 특히 남아있는 가족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태를 피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처럼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메이지 유신으로 일왕이 신격화된 이후 사라진 생전퇴위가 부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