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체전 8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강풍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도 '집념'으로 일궈낸 값진 결과였다.
장혜진(LH)-최미선(광주여대)-기보배(광주시청)로 이뤄진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러시아를 세트점수 5-1(58-49 55-51 51-5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으며 '천하무적'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올림픽 전 종목에서도 8연패 이상을 달성한 팀은 한국 여자 양궁을 포함해 3팀뿐이다. 미국이 남자수영 400m 혼계영에서 13연패를 달성했고 케냐가 남자 3천m 장애물에서 8연패를 이룩한 바 있다.
이날 경기장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어 우려가 컸다. 풍속도 초속 1.5m나 될 정도로 거셌다. 게다가 바람이 일정하게 부는 것이 아니라 방향, 세기를 종잡을 수 없어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실제로 일본과의 8강 1세트 첫 경기에서 장혜진과 최미선의 화살이 비슷한 위치의 8점 과녁에 꽂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이탈리아 등이 바람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과 달리 한국은 집념으로 승세를 이어갔다.
한국 응원단의 응원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전날 8년 만의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김우진(24·청주시청), 구본찬(23·현대제철),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일찍부터 대형 태극기를 들고나와 힘을 북돋웠다. 한인 교민들도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야외 스탠드를 지키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시상식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보배는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8연패를 달성해서 기쁘다"면서 "선수들과 많은 지도자분들, 임원들이 모두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값진 금메달을 따낸 것 같다.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3번째 맛본 금메달에 대해서는 런던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 맛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3번째지만 항상 접할 때마다 좋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단체전 8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은 이제 개인전 준비에 나선다. 최미선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단체전 금메달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개인전 금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있고 욕심도 난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는 기보배는 "최대한 의식하고 싶지는 않다. 꼭 내가 아니어도 우리 선수들이 함께 금, 은, 동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