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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에 꼬리내린 중국인… "중국 경제, 밥솥 기술혁신에 달렸다"

전기밥솥에 꼬리내린 중국인… "중국 경제, 밥솥 기술혁신에 달렸다"

네이버쇼핑 '일본 전기밥솥' 화면캡처



한국에서 일본의 전기밥솥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경제성장기라 온라인 해외쇼핑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으니 일본을 직접 찾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외여행 가기가 쉽지 않은 때라 누군가 일본을 가게 된다면 지인들의 부탁으로 전기밥솥을 한아름 사와야 했다. 이런 열풍은 한국의 가전 기술력이 세계 수준으로 올라서자 사라졌다.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던 시기다. 어찌보면 전기밥솥의 기술 혁신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셈이다.

'중국의 경제개혁 성패가 전기밥솥에 달렸다'는 제목의 3일자(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는 마치 과거 한국의 경험을 연상시킨다. 중국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경제의 성장축을 과거의 제조업과 투자에서 서비스업과 내수로 전환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제조업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전기밥솥은 중국 제조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기밥솥은 필수품이지만 내수시장에 나온 제품 대부분이 1980년대 이전 기술로 만들어진다. 가격은 2만원 초반대로 싸지만 고장이 잦고, 때로는 불이 붙는 제품도 있을 정도로 품질에서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와중에는 이같은 저가 제품에 만족하고 살았지만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유가 생기자 중국산 전기밥솥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눈을 돌린 제품은 과거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산이다. 일본은 1955년 도시바가 세계 최초의 전기밥솥을 선보인 원조국가다. 일본 전기밥솥은 성능에 따라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제품이 있을 만큼 고가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일본산을 구입하기 위해 원정쇼핑을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기밥솥을 사러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이 화장품이나 이유식, 비데 등에도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중국인의 해외지출이 연간 방위예산을 넘어섰다. 내수시장을 키운다는 중국 지도부의 구상은 시작부터 어그러진 것이다.

이렇다보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는 사태로 번졌다. 시 주석은 "우리나라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당하지만 국내에선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기술개발이 필요한 제품 목록 1순위로 전기밥솥을 지목했다.

특명이 떨어지자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와 '대륙의 실수'로 유명한 샤오미가 전기밥솥 기술혁신에 나섰다. 메이디는 한국, 일본, 독일 기술을 습득해 유도가열식 고급밥솥을 만들어냈고,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전기밥솥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이나 일본보다 더한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이 워낙 넓기 때문에 지방마다 기온과 습도 다른데다 지방마다 쌀의 품종마저 달라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극복해야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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