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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이화여대, 소통 대신 진실공방…폭로전이냐 극적 화해냐 '점거사태 갈림길'



미래라이프단과대학 설립 문제로 점거 사태가 닷새째 이어진 1일 이화여대는 학교와 학생 간 직접 소통 대신 기자회견을 주고 받으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후 5시 최경희 총장의 긴급기자회견을 전후한 쌍방 간 공방에서는 불통의 이유에서부터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갈등을 치유하고 극적인 화해로 승화시키려면 어떻게든 소통의 실마리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 아니면 폭로전 양상으로 흐르며 쌍방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폭로전은 시작된 상황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학교에 대한 상상못할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며 기자회견이 그에 대한 맞대응 성격임을 밝혔다. 지난달 28~30일 이화여대 본관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해 최 총장을 비롯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에 의한 감금 행위'라고 규정지었다.

이어진 폭로 내용은 당시 있었던 학생들의 비인도적 행위가 주를 이뤘다. ▲ 화장실에 가려는 교직원에게 수치심과 인격적인 모독을 가했다는 주장 ▲ 새벽에 퀸의 'We will rock you'를 크게 틀고 발을 구르며 수면을 방해하고 조롱했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 현장에서 시민단체에서 왔다고 스스로 밝힌 외부인이 있었다는 주장 등 논란을 부를 내용도 있었다.

학생들이 SNS로 전파한 내용에 대한 반박도 있었다. "4년 다니다 졸업하는데 어떻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냐"는 어느 교수의 발언내용도 그 중 하나다. "(학생은) 다만 학교 주인의 한 부류이지"라는 이어지는 말이 빠지면서 왜곡돼 전달됐다는 것이다. 미래라이프단과대에서 2년 6개월만에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또한 학교 측의 주장에는 언론이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주장만을 반영했다는 불만도 포함됐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개입에 대해서도 사태의 변질을 우려,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본관 점거에 참여하거나 동조하는 학생들은 언론대응팀을 통해 학교 측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여러 차례 학생들에게 확인한 결과 언론대응팀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 사이에서 선출된 뒤 다른 학생들에게도 사후에 인정을 받고 있는 유일한 대외창구다. 학생들은 지도부에 의해 동원된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대응팀은 최 총장의 기자회견 이전부터 끝나기 전까지 본관 인근에서 여러차례 입장을 발표하고 기자회견도 가졌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하는 학교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본관에서 열리는) 평의원 회의를 막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감금이 아니라 불통으로 일관하는 학교에 소통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저항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본관에서 비인도적 행위가 있었다는 학교 측 주장에 대해 ▲ 교직원들이 외부와 연락이 가능했고, 화장실도 가고, 음식도 먹고, 에어컨도 트는 등 학생들보다 좋은 환경에 있었다는 주장 ▲ 교직원과 학생 간 농담을 주고 받는 상황이었으며 인권침해 행동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 ▲ 되레 학교 측에서 현재 본관 점거 학생들에게 에어컨도 틀어주지 않아 쓰러지는 학생이 나왔다는 주장 등으로 맞섰다.

학생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학위 장사'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병원의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교 측에서 불통으로 일관하며 모교를 지키려는 학생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학교 측은 총학생회를 비롯해 일부 학생들이 학교가 벌이는 모든 사업에 반대해왔고 이를 조기에 바로잡지 못한 결과라고 봤다. '학위 장사'라는 학생들 주장에 대해서는 "(학교 재정이 병원으로 들어가면) 공금 유용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일축했다. 또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소통부족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의 요구대로 총장까지 본관에 들어가 감금 상태에서 학생들과 대화할 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핵심 쟁점에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마냥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단과대 설립 일정을 중단하고 문제점 보완을 위해 의견수렴에 나서겠다며 학생들에게 대화를 촉구했다. 설립 자체를 철회하는 데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소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학생들도 이날 발표된 경찰의 사법처리 방침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간 소통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양측 모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합리적인 자세로 일관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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