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카페인브랜치'(왼쪽), 우리은행 잠실 롯데월드몰지점 '베이커리인브랜치' /우리은행 제공
7월 말 은행의 부동산 규제 폐지, 매각 급물살탈 듯…유휴점포 활용한 카페·빵집 임대사업까지
'비용절감, 인원감축, 점포축소….'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은행권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비대면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은행들은 '부동산 매각'에 한창이다. 유휴 점포 등을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유동성 자산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은 점포 매각에 나섰다. 특히 최근 외환은행과 살림을 합친 KEB하나은행은 중복·유휴 점포인 외환은행 본점과 연수원 등 정리에 한창이다.
현재 재건축 중인 KEB하나은행 본점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6월 재건축이 끝나면 건물을 매각한 후 임대로 사용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s&Lease Back)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26층의 연면적 5만4038㎡, 대지 면적 3518㎡으로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 1477억원으로 전해졌다.
KEB관계자는 "옛 외환은행 본점은 현재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는 단계로, 주관사 선정 후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통합 후 발생한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유동성 대비 차원에서도 매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지점 축소로 폐지된 신대방동·포항·광주·고양행신·목동2단지·대전중부지점을 비롯해 인계동·역촌역 출장소 등 총 9곳에 대해 내달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폐쇄되거나 통합된 지점을 대상으로 연내 15곳을 매각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추가 부동산 매각 계획이 없으나 통폐합 등의 이전 이슈가 생기면 유휴 부동산 등의 매각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연달아 보유 부동산을 내다파는 이유는 수익성 저하와 유동화 자산 마련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12년 2.10%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 1.58%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분기 1.55%까지 곤두박질 쳤다.
이 같은 기조에 시중은행의 점포수는 2012년 4720곳에서 지난해 4311곳으로 3년 만에 총 409곳이 줄었다. 계속되는 점포 통폐합으로 유휴 점포가 생기면서 은행들은 임대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60여곳의 유휴 점포를 추려내 최대 1만 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도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수도권에 있는 계열사의 노후 영업점을 활용해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한은행도 KT와 공동으로 부동산투자회사(REITs)를 설립해 이르면 내년부터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사업부지 윤곽이 잡히면 자금조달 규모와 방식, 임대주택 개발ㆍ운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임대를 통해 이종업종과 한 지붕을 쓰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은행도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 객장을 커피숍이나 빵집과 융합해 서비스와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다양한 서비스로 방문고객 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간 활용도를 높여 임대수익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동부이촌동 지점에 카페 폴바셋을 융합한 '카페인브랜치'를 개점한데 이어, 잠실 롯데월드점을 크리스피크림 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를 열었다.
이는 지난해 은행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임대관련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가능해졌다. 이달 말부터는 은행 소유 부동산에 대한 면적·임대기간 등 규제가 더욱 완화될 예정으로, 향후 은행들의 임대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30일부터 ▲은행 영업점 건물의 임대 면적을 직접사용 면적의 9배 이내로 제한한 규제가 폐지되고 ▲점포 폐쇄 후 처분기한 1년에서 3년으로 확대되며 ▲비업무용 부동산의 임대가 가능해진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정안은 관련 법규를 명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정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상장은행의 효율성 제고에 따라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