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비스를 위해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대천사온라인(왼쪽·중국 서비스명 대주재)'와 이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러브니키(중국 서비스명 기적난난)' 등 국내 시장에 중국 게임이 돌풍을 끌고 있다. /녹스게임즈·파티게임즈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한국 시장을 향한 중국 게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에 중국산 게임이 몰려들고 있는 것. 수년 전까지 국산 게임을 수입하기 바빴던 모습과는 큰 차이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4일 자사와 카카오가 출시한 시뮬레이션게임 '아이러브니키 for 카카오'가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와 카카오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고 12일 밝혔다.
아이러브니키는 코디네이터인 주인공이 세계를 여행하며 스타일 대결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3000여종의 의상 아이템을 수집해 캐릭터를 꾸미는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90만명이 사전 예약을 하며 많은 기대를 샀다. 게임 가입자도 12일 기준으로 70만명을 돌파했다.
이 게임은 중국 모바일게임 개발사 니키가 만들어 지난 5월 텐센트가 서비스를 시작한 '기적난난'의 한국버전이다. 국내 서비스는 텐센트가 20%의 지분을 가진 파티게임즈가 맡았다.
녹스게임즈는 웹게임 '대천사온라인'의 비공개테스트(CBT)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대주재'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월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도 2000개 이상의 공식 서버를 운영하며 중국 웹게임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삼국지를 재해석한 웹 역할수행게임(RPG) '대전신'과 모바일 일인칭슈팅게임(FPS) '백발백중(전민돌격)'이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중국 개발사 팬시구어가 만든 대전신은 현지에서 3000개 넘는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14개의 서버를 개설했다.
넷마블게임즈가 국내 서비스하는 백발백중은 텐센트가 최초로 시도한 모바일 FPS 게임이다. 2015년 1월 중국 출시 하루 만에 무료 다운로드, 현지 애플 앱스토어 등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타이완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중국 게임의 활발한 한국 진출에 반해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길은 막혀가는 상황이다. 파티게임즈가 텐센트를 통해 지난해 중국에 출시하려던 '아이러브파스타'의 중국버전 '전민찬청'은 텐센트로 인해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각 통신사업자들이 게임을 자사 앱스토어에 등록해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와 같은 중국 현지 퍼블리셔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수년에 걸친 정부 규제와 업계의 근시안적 태도로 인해 게임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했다"며 "여러 업체들이 새로운 게임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부족한 자본과 인력 유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은 시장의 체급이 다르다"며 "중국 게임과 자본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한국 게임계가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이 무엇인지 정부와 업계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