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을 보면 한 줄의 찌라시로 인해 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진다. 근거도 없고 실체도 없는 찌라시가 한 사람의 인생을 앗아간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SNS 등의 발달로 인해 과거 증권가와 기자들 사이에서 돌던 찌라시를 일반도 쉽게 접하게 됐다.
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는 기자의 지인은 기자보다 빠르게 찌라시를 접하기도 한다.
문제는 어떠한 근거도 없이 유포된 찌라시가 취재를 통해 완성된 기사보다 더욱 사실로 인식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중에 퍼진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찌라시의 힘이 기사보다 더 커질 때도 있다. 기사는 믿을 수 없지만 찌라시는 왠지 신뢰가 간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박유천 성폭행 사건'도 아직 수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온갖 소문을 담은 찌라시가 돌았다. 심지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여성들의 사진도 함께 유포되며 개인의 사생활까지 침해한다.
찌라시의 대상은 유명인 뿐만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개인을 음해할 목적이 다분한 내용이 담긴 찌라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요즘 들어서는 'ㅋㅋㅋ', '대박' 등의 문구와 함께 사견을 담은 찌라시도 유포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퍼져나가기 때문에 최초 유포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정식으로 발표된 기사나 보도가 아닌 만큼 당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스스로 많은 찌라시를 유포했다고 말하는 한 홍보업계 종사자는 "이리저리 들은 내용을 정리한 찌라시도 있지만 단순히 개인을 비하하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단체나 기업을 음해하기 위해 제작한 찌라시도 많다"며 "요즘에는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비속어까지 넣어 찌라시를 더욱 자극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넷은 그야말로 '악플' 세상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악플에 대한 고소, 처벌 등이 원활하게 이뤄져 점차 줄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악플은 말그대로 악플로만 받아들여진다. 반면 찌라시는 악성일 경우도 진실로 받아질 때가 있다. 단체나 개인의 이익은 물론 인생까지도 해치는 '악성 찌라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