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의 글로벌화를 이끈 주역이 LG유플러스의 수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권영수 부회장은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손에 쥔 채 LG유플러스를 1등 회사로 이끄는 주인공 역할을 다시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은 그간 LG그룹 주력 계열사에서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정체된 LG유플러스의 구원투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에 오른 지도 벌써 8개월째다. 빠르게 변하는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에서 LG유플러스는 그간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올 1분기만 해도 LG유플러스의 분위기는 좋다. 5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요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실적을 이뤘다. 매출은 2조1075억원을 기록해 연간 가이던스 8조9200억원 대비 23.6%를 달성했다. 또 영업이익은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개선된 1706억원을 보였고, 당기순익도 같은 기간 33.9% 오른 1101억원을 기록했다.
[b]◆격동의 8개월, 과거 영광 통할까[/b]
국내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콘텐츠와 채널을 보유 중인 LTE 비디오포털은 1등 사업자로서의 위상은 여전하고 IPTV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는 올해 매월 2만 가입자 이상이 순증해 1분기 기준 26만 이상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유플러스는 30만 이상의 가입자만 확보되면 대형 가전사와 보안업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IoT 서비스 제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홈 IoT 외에도 시설관제와 물류, 보안·검침 등에서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산업용 IoT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특히 IoT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켜 그룹 내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사 간 협력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은 큰 그림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주파수 경매에서 2.1㎓ 광대역화를 실현한 점도 고무적이다. 회사는 기존 2.6㎓와 신규 2.1㎓를 묶어 연말 이동통신3사 중 가정 먼저 790Mbps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PTV사업을 중심으로 인터넷 전화를 동시에 이용하는 TPS 사업을 비롯한 IoT 사업에서도 독보적인 서비스 리더십을 유지해나가며 영업수익 성장은 물론 이익 측면에서도 큰 폭의 개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고객, 대리점주와 현장 소통…"성공은 현장에 있다"[/b]
"모든 답은 고객과 현장에 있다."
권 부회장은 세계 일등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을 영업 현장에서부터 시작했다. 권 부회장은 취임 후부터 줄곧 현장을 일일이 찾았다.
영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매장환경과 서비스 상품 등에 대한 고객 반응도 직접 챙겼다. 남들이 깜짝 놀랄만한 서비스를 만들려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흔들림이 없다.
회사는 권 부회장의 이런 행보를 두고 임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면서 1등 DNA를 심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그는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말한다. 권 부회장은 "낡은 관행과 고정관념을 벗고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은 물론,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고객들과의 소통도 흔쾌히 받아들여 왔다. 지난 5월 권 부회장은 최장기 고객과 가족 등 500명과 함께 걸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 전국 대리점주와는 초청행사를 열고 상생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이런 그가 4일 홈 IoT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출시 1년여 만에 가입자 34만 가구를 달성한데 이어 연내 50만 가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그는 관련 부서를 부회장 직속으로 편제하고, 서비스를 50여종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권 부회장이 현장에서 얻은 답이 LG유플러스의 체질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올 하반기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