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43년만에 EU와 결별…"혼란은 이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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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43년만에 유럽연합(EU)과 결별한다. 24일 오후 개표결과 전날 실시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100만표 더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영국은 리스본 조약에 따라 2년간 EU와 탈퇴협상을 벌여야 한다. 투표결과에 글로벌금융업계가 패닉상태이지만 본격적인 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제 시작될 혼란에 대해 "지진이 일어났고, 그 잔해를 치우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표현했다.
일단 영국내 혼란은 불보듯 뻔한 상황. 브렉시트 국민투표 공약으로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 영국 정계는 재편 위기를 맞고 있다. 집권당인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 간 전통적인 양자구도는 양당 수뇌부가 모두 브렉시트에 반대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보수당은 찬반으로 갈려 대립했던 상황이라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브렉시트파인 독립당 등 극단적 정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투표에서 지역간 대립이 뚜렷했던 만큼 영국이 분열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부유한 남부지역은 브렉시트에 반대, 빈곤한 중북부지역은 이민자에 대한 반감으로 브렉시트에 찬성했다. 또한 지난 2014년 독립투표에서 영국에 남는 길을 택했던 스코틀랜드는 투표 결과에 실망해 새로운 독립투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영연방 해체 위기다. 세대간 갈등 역시 영국 사회의 혼란을 부추길 전망이다. 가족 내에서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자녀와 찬성하는 부모 간 갈등이 드러났다. 마치 19세기말 드레퓌스 사건 당시 프랑스 사회를 연상시킬 정도다.
유럽 역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벌써 포춘지 등은 다음 EU 탈퇴국가가 어디인지를 예상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동유럽 등 예상 후보국가는 넘쳐난다. 특히 이슬람국가(IS)의 발흥으로 시리아난민이 유럽으로 밀려들고, 이로 인해 유럽국가들 간 갈등이 표면화된 상황이라 이민자 문제로 인한 갈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영국과 EU 간 갈등도 시작이 이민자 문제였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의 각국에서 극우정당들은 이민자 문제를 모멘텀으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유럽의 정치적 분열은 경제혼란으로 이어진다. 유로화가 달러와 함께 국제 기축통화 시스템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유럽의 분열은 유로화의 약세로 나타나고 달러화의 초강세를 불러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교역질서까지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전세계에 팽배해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침체로 글로벌 경제가 약화된 상태라 파괴력은 더욱 강력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