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미룬 손정의, 일본발 4차 산업혁명 꿈꾼다
>
일본발 4차 산업혁명이 오는 걸까.
30년내 다가올 인공지능(AI) 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내년 예정됐던 은퇴를 미루겠다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 23일 IT 전문매체 마셔블은 전날 손 사장의 선언에 대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나 손 사장 등은 사업을 이끌며 인간의 삶에 진정한 변화를 이뤄냈다"며 "30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 아니다. 아마 우리 생전에 머스크와 손 사장이 옳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와 손 사장은 인공지능혁명을 예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손 사장은 전날 닛케이 인터뷰에서 "특이점(Singularity)과 관련해 아직 내가 할 일이 남아있다"며 "앞으로 10년은 더 사장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이점이란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역사점 기점을 의미한다.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레이 커즈와일이 2005년 자신의 책에서 사용한 말이다. 커즈와일은 2045년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손 사장도 "앞으로 30년내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IoT)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바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로봇, 바이오, 사물인터넷, 나노기술, 빅데이터, 3D프린팅,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변된다.
지난 2011년 '미래 30년 먹거리사업'으로 지능형 로봇사업을 선택한 소프트뱅크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룬 상태다. 바로 감성형 로봇 페퍼다. 페퍼는 사람과의 대화에 막힘이 없고, 주위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높낮이를 분석해 감정까지 읽어낸다. 게다가 클라우드 기반이라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면 계속적인 진화가 가능하다. 벌써 피자헛 매장에서 주문을 받고 결제하는 일을 맡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손 사장은 페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주식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20조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는 중이다. 일본 내에서는 그의 승부사적 경영이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과감한 투자로 소프뱅크를 일약 일본 재계 순위 12위에 올려놨다.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 주주들의 지지까지 확보했다. 전날 그의 은퇴 번복 선언이 있자 주주들은 환호성을 터트렸다. 포춘지는 주주들 사이에서 "손 사장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방증하듯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손 사장의 은퇴 번복 선언 직후 2% 이상 오르기도 했다. 도쿄 증시의 한 트레이더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사라진 듯한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