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NIM)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충당금 확대와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 금리 인하로 예대마진이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내달 11일부터 송금 수수료와 자동화수수료 등을 올린다.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금액 송금 시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한다.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도 30% 가량 올린다.
영업시간 외에 10만원 이상을 송금하거나 다른 은행 ATM에서 돈을 찾을 때 받던 수수료는 70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한다.
다른 은행 카드를 이용해 기업은행 ATM에서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수수료는 500원이었으나 영업시간엔 700원, 영업 외 시간엔 900원으로 오른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이달 1일부터 송금, 예금, 자동화기기, 외환 등 주요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부 구간을 인상했다.
올해 초에는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등도 수수료 일부를 인상했다.
이 밖에 NH농협은행도 수수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줄줄이 수수료 인상 대열에 합류한 이유는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하락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NIM은 역대 최저치인 1.5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08%포인트, 직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11년에 18%에 달했던 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도 2012년 10.7%로 급격히 낮아진 이후, 현재까지 9~10%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수료 인상으로 고객에게 수익성 악화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들이 원가 미만으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 개념이 모호하다"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