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경보…브렉시트·중국기업부채
>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2008년에 버금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지 모른다는 경보가 요란하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는 최악의 경우 달러화와 유로화가 지탱하는 기축통화 체제를 뒤흔들 것이란 경고다. 또한 중국의 심각한 기업부채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브렉시트 발생시 영국계 자금의 이탈과 달러 초강세라는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중국발 위기까지 겹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더욱 엄중한 위기가 우려된다.
11일(영국시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캐머런 내각과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물론이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만큼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BOE는 브렉시트 투표 일주일전인 16일 통화정책 발표를 통해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추락 사태를 경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영국 여론조사업체 ORB가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지지 응답(55%)이 반대(45%)보다 10%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직후 파운드화는 4월 이래 최저치까지 추락한 바 있다. 한주 동안 달러 대비 1.4% 떨어진 1.4180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IMF 역시 같은날 영국경제 건전성 평가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할 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 "브렉시트는 심각한 위협"이라며 "단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브렉시트의 가장 큰 위험성은 유럽연합(EU)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무장관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이후 다른 EU회원국들에서도 영국과 같은 국민투표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의 EU탈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브렉시트가 도미노 현상으로 번져 EU가 붕괴될 경우 기축통화인 유로화의 약세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달러화의 장기적인 초강세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체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의 다우존스는 이와 관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BOE, BOJ 등 중앙은행들의 최근 모임에서 "브렉시트 발생시 2008년 금융위기 때 나타난 것과 같은 심각한 달러 부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도 브렉시트 못지 않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IMF의 2인자인 데이비드 립턴 수석 부총재는 11일(중국시간) 중국 선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급증하는 중국의 기업부채는 전체 경제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적인 논쟁거리"라며 "빨리 부채 증가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립턴 수석 부총재가 이끄는 IMF 모니터링팀은 지난주 발표한 중국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중국의 총 부채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37%에 육박하고, 기업부채는 GDP의 145%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의 부채는 지난해와 올해 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