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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세계은행(WB)이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했던 2.9%에서 2.4%로 낮추고, 내년과 내후년 역시 3.1%에서 2.8%와 3.0%로 각각 낮췄다. 한마디로 전세계가 올해부터 3년간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는 경고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를 시작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까지 3대 경제기구가 한목소리로 '세계경제의 침체'를 예고한 것이다.
세계은행의 이같은 경고는 7일(미국시간) 공개된 '6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 : 일탈과 위험'에 담겼다. 지난 1월 전망과는 달리 세계은행이 비관론으로 돌아선 것은 선진국 경제까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1월 2.2%에서 1.7%로 낮아졌다. 미국의 경우 2.7%에서 1.9%로, 유로지역은 1.7%에서 1.6%로, 일본은 1.3%에서 0.5%로 떨어졌다. 세계은행은 "신흥국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실적 악화와 투자 둔화 등으로 선진국 성장률 전망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들의 성장률 전망은 지난 1월보다 더 낮아졌다. 주요 신흥국 중 중국만 올해 6.7%의 성장률을 지켰을 뿐이다.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부상하던 인도는 올해 성장률이 7.8%에서 7.6%로 낮아졌고, 인도네시아가 5.3%에서 5.1%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4%에서 0.6%로 낮아졌다. 저유가 사태로 마이너스성장에 들어-선 러시아와 브라질은 더욱 추락했다. 러시아가 -0.7%에서 -1.2%로, 브라질은 -2.5%에서 -4.0%로 떨어졌다. 한국에 대한 전망치는 없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코시크 바수는 "세계 경제가 또 다른 뚜렷한 더딘 성장세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위험들이 세계 경제 회복세의 궤도이탈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주요 위협으로 글로벌 금융불안, 지정학적 위험의 부각, 신흥국의 경기둔화 가속화, 민간부채 취약성 등을 꼽았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중국의 부채위기, 석유수출국들의 재정파탄 등을 우려한 것이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대책은 IMF와 OECD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은행은 "인프라,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혁신, 인적자본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취약국을 위한 국제 안전망 강화, 국제기구를 통한 금융지원 등 국제 공조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