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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사상 첫 여성 로마시장의 탄생이 임박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제1야당인 5성운동당의 비르지니아 래지 후보가 5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로마 시장선거에서 선두를 차지, 오는 19일 결선투표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래지 후보는 37세의 여성 변호사 출신으로 7살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정치경력은 이제 5년 남짓한 신인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의 부패와 공공기관의 무사안일주의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로마시의 고질적인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문제 등 일상생활의 개선을 약속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로마의) 공공 교통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됐고, 사방군데가 쓰레기 투성이이며 학교도 무너지고 있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해 "자신들의 이권만 챙기고 로비만 하면서 시민들을 보살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가 속한 5성운동당은 정치인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2009년 창당, 2013년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부상했다. 물, 교통, 개발, 인터넷, 환경 등 기성 정치권이 소홀히 한 민생 영역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5성운동이란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탈리아 기성 정치권은 부패 문제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로마시의 경우 마피아와의 결탁 등 부패 의혹에 휩싸여 왔다. 이냐치오 마리노 전 로마시장 역시 공금으로 사적인 식사를 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지난해 10월 사임한 바 있다. 이후 로마시장은 공석이었다. 마리노 전 시장이 속한 집권 민주당은 지지도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지지율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5성운동당은 래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집권 민주당을 따라잡을 호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부상하기는 했지만 영향력이 지방에 한정돼 왔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래지 후보의 당선이 집권당에 큰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