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미 KEB하나은행 전 전무, 금감원 부원장보 임명 등 여풍 조짐 보여…5대 시중은행 관리자급 여성 총 481명
은행권에 꺼진 줄 알았던 '여풍(女風)'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박근혜정부 이후 은행권에는 '여풍 당당'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여성 임원이 속속 등장했다가 금방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천경미 전 KEB하나은행 전무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임명되는 등 다시 여풍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원으로 발탁될 수 있는 지점장급 이상의 직급에서도 '여성풀(Pool)'이 형성된 바, 여성 임원의 등장이 기대되고 있다.
◆여성CEO 가뭄이지만…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여성임원은 국민은행의 박정림 여신담당 부행장 단 한 명(0.8%) 뿐이다.
여기에 IBK기업은행과 외국계 은행인 씨티와 제일SC은행을 포함해도 여성 임원은 7명(5.8%)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필두로 시중은행에서 6명의 여성 임원이 등장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우수 여성인력을 주요 부서에 전진 배치하는 등 임원으로 가는 길목을 단단히 하는 모양새다.
KDB산업은행은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1991년 입행한 박윤선 한티지점장을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하고, 핵심 보직인 홍보팀장과 연수팀장에 처음으로 여성을 임명했다.
파트장 이하 여성직원들도 능력에 따라 주요부서에 배치했다.
NH농협은행도 지점장급 이상 승진자 중 여성비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16%로 늘어났다.
은행연합회에서도 김혜경 자금시장부장을 상무이사로 임명, 첫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KEB하나은행 첫 여성전무였던 천경미 전 전무는 최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부원장보에 임명됐다.
◆여성풀 481명…우수 인력은 '성장중'
현재 은행권 임원 중 여성 비율은 현저히 낮다. 하지만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점장급 이상의 '여성풀'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메트로신문이 각 은행별 자료를 취합한 결과, 신한·우리·KB국민·NH농협·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5곳의 여성 관리자는 총 481명(8.1%)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여성 관리자급 비율이 7.95%(91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7.0%), NH농협은행(6.87%), 신한은행(6.8%) 순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은 5.84%(53명)로 지점장급 이상의 여성 비율이 가장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힘든 건 사실"이라며 "여성이 출산·육아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승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수여성 인력들이 관리자급에 많이 배치돼 있어 곧 임원이 될 만한 분도 심심찮게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며 "행내에서는 조만간 다시 여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