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강업계 구조조정 해법 나왔다…1파운드에 타타스틸 공장 인수, 일자리 완전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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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글로벌 철강 불황으로 위기에 몰린 영국의 철강업계가 첫번째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국의 포스코 격인 타타스틸 공장 일부를 투자회사인 그레이블이 단돈 1파운드(1700원)에 사들여 4억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그레이블이 4400여명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신 노동자들은 3%의 임금 삭감안을 수용했다. 그레이블은 정부에 에너지요금과 세율 인하, 건설사업 전반에 자사 제품을 사용할 것 등 각종 지원을 요구했다.
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레이블이 인수한 공장은 스컨소프, 링컨셔, 워킹톤, 요크 등에 소재한 공장들이다. 이 중 스컨소프는 4000여명이 일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인도 굴지의 철강회사로 과거 국영 브리티시스틸의 대부분을 인수한 타타스틸은 스컨소프 외에 포트탤봇과 로터햄에도 대규모 공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영국 전역에 소규모 공장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몇몇 소규모 공장을 제외하고 다른 공장들은 여전히 매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들 공장 직원들은 1만1000여명에 달한다. 그레이블은 이 공장들까지 인수할 것인지 검토 중이다.
그레이블은 스컨소프 공장 등에 브리티시스틸이란 이름을 붙였다. 일단 이름이나마 과거 영국 철강업계의 자존심을 살린 셈이다. 브리티시스틸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두달 동안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한 전환계획이 빛을 봤다는 설명이다. 브리티시스틸은 손실의 주범인 강판생산을 중단하고, 코스스공장도 폐쇄하기로 했다. 이밖에 400가지 자잘한 수술을 가하기로 했다. 좀더 비용을 줄이고 생산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브리티시스틸 홍보담당자는 가디언에 "우리는 일자리를 줄일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의 미래는 강력한 전환계획에 달렸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보존하는 대신 브리티시스틸은 정부에 각종 지원을 요구했다. 에너지요금 인하, 세율 인하, 연구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브리티시스틸 제품 사용 확대 등이다. 특히 대규모 인프라사업에서 학교·병원 등 소규모 건축사업에 이르기까지 자사 제품을 사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영국노조연맹 스컨소프 공장의 폴 맥빈 의장은 "브리티시스틸은 새로운 출발이자 업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