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첫 기자교육에서 산업부 부장은 백지 한 장을 들어보였다. 종이를 뒤집자 기사로 가득 메워진 지면이 드러났다. 부장은 말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거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거."
산업부 김나인 기자가 취재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왼쪽), 산업부 오세성 기자가 한 토론회에 참석해 취재하고 있다.(오른쪽) /채신화 기자
그로부터 6개월이 흘렀다. 메트로신문 신입 기자의 모습은 아직도 조금 어설프다. 하지만 새로운 기사를 발굴하기 위해 오늘도 그들은 동분서주한다.
◆기자의 시간은 '마감전'과 '마감후'로 나뉜다
메트로신문의 새내기 기자는 파이낸스&마켓(금융·증권부)에 2명, 산업부에 2명이 배치됐다. 부서별 출입처 특성상 일과가 다르지만 시작은 같다. 그날 취재 일정과 발제 기사(작성할 기사)를 요약해 보고하는 '일일보고(일보)'를 올리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보통 오전 8시까지 일보를 올리면 부서별로 부장이 취합해 오전 데스크회의를 한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편집국의 부장단 회의에서 지면 구성 가닥이 잡히면 기자들은 본격 기사작성에 돌입한다.
기자의 시간은 크게 마감하기 전과 마감 이후로 나뉜다.
금융부의 마감 시간은 오후 3시. 일간지인 만큼 마감이 이를수록 예쁨 받지만(?) 아직 새내기들은 데드라인 맞추기에도 벅차다. 일명 '프린터'로 불리는 경력 15년차의 선배가 오전 9시에 기사를 수두룩하게 올려놓은 걸 보면서 입이 떡 벌어지곤 한다.
오전에는 발제한 기사에 대한 취재를 하는 동시에 메일로 들어오는 출입처별 자료기사를 처리한다. 점심 식사는 주로 출입처 직원들과 한다. 친근하면서도 거리를 둬야 하는 사이기에 밥 먹는 동안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식사 후에는 마감에 속도를 낸다. 마감이 끝나면 그날 일정의 반은 끝난 셈.
이제부터는 기사 거리를 찾아 헤맨다. 금융부의 경우 부행장 등 고위급 임원과 미팅을 하기도 하고 산업부는 기업에서 하는 각종 행사에 참가한다. 결국 사람 만나는 게 본업이자 부업인 셈이다. 오후 6시, 슬슬 퇴근을 준비한다.
파이낸스&마켓부 이봉준 기자가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전화로 취재를 하고 있다.(왼쪽), 파이낸스&마켓부 채신화 기자가 늦은 시간 일정을 마치고 집에 귀가하고 있다.(오른쪽) /채신화 기자
◆술자리의 향연…기사도 '술술' 풀리면 좋으련만
기자들은 각자 배정받은 출입처에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동기끼리도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동기를 비롯해 선배들까지 다함께 만나는 자리가 있다. 바로 퇴근 후 술자리.
입사 초기엔 술자리 향연에 놀라기도 했다. 만나는 이들의 주량에 한 번, 술자리 횟수에 한 번, 밤새 술 마시고 다음날 아침 멀쩡한 모습으로 기사 쓰는 선배의 모습에 여러 번.
기자가 만남의 직업인만큼 출입처 직원 등과 술을 마시는 일이 잦다. 만나는 모든 이가 취재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취하지 않기 위해 약을 챙겨먹는 기자도 있다. 간이나 위가 안 좋거나 복부 비만 또한 기자의 직업병(?) 중 일부다.
자리가 파할 때쯤엔 비틀거리는 선배가 손에 택시비를 쥐어준다.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택시에서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버티다 보면 새벽 1시 반, 집에 도착하자마자 곯아떨어진다.
주말에도 마음 편히 쉬진 못한다. 일요일에는 월요일자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근을 한다. 외출 시 노트북을 챙기지 않는 날은 토요일뿐. 이 밖에도 금융부는 틈틈이 회계 강의를 들으러 다니거나 산업부는 기업에서 나온 신제품을 써보며 제품을 평가하곤 한다. 그야 말로 쉴 틈이 없다.
신입 기자들은 늘 부족하다. 시간이, 경험이, 실력이…. 하지만 '이쯤하면 됐다'라는 만족도 부족하다. 생각보다 폼나지 않는 기자의 세계에서 '폼나는 기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쉬지 않고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