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는 저금리로 대출받고, 투자자는 금리 절벽 탈출하고…"P2P금융 활성화되려면 법 마련돼야"
1%대 짠 이자에 투자자들이 갈증을 느끼면서 P2P(Peer to Peer) 금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P2P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투자자에게는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메마른 투자처'에 단비를 내리는 모양새다.
아울러 올 초부터 중금리대출 열풍이 불면서 P2P업체들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P2P금융에 대한 명확한 법이 마련되지 않아 '대부업 그늘' 속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현재 P2P금융은 기존에 단절됐던 중금리 시장을 개척하면서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시장이 형성됐다"면서도 "국내에서 P2P금융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P2P금융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너무해'…P2P금융에 쏠리는 시선
2016년 P2P 대출 시장 점유율 출처=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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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P2P업체 빌리에 따르면 국내 상위 20여개의 P2P업체가 지금까지 대출한 금액은 지난 17일 기준 11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351억원)에 비해 약 749억원 증가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1.5%)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 7~15% 가량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P2P금융에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P2P대출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 간 거래를 말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P2P업체 '렌딧'의 지난 1월 말 기준 수익률은 최저 8.49%~최고 8.74%, '8퍼센트'이용자의 1인당 예상 평균 수익률은 9.2%로 집계됐다. '빌리'와 '어니스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2.49%, 9.87%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원금 손실의 위험성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대출 부실화 사례가 없다.
국내에서 P2P금융이 시작 단계인데다 대출자에 대한 신용평가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 실제로 P2P업체의 대출 승인율은 일반 금융권보다 훨씬 낮은 5% 안팎으로 알려졌다.
고금리 대출에 지친 4~8등급의 중저신용자의 경우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P2P금융기업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대출자 10명 중 4명이 기존 대출 원금과 이자액을 P2P대출을 통해 갚는 '대환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P2P대출의 평균 금리는 9.90%로 해당 신청자들이 기존에 이용하던 대출 금리(평균 22.89%)에 비해 큰 폭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백종일 전북은행 부행장이 지난 24일 P2P중개서비스(대출형) 업무제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자 가뭄에 '단비' 역할하려면…
이같은 추세에 P2P금융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활성화 되기까지는 여러 고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P2P금융에 대한 법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아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르기 때문.
현재 P2P금융은 대부업으로 분류, 대부업법을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수익률에 대한 세금도 15.4%의 이자소득세가 아닌 비영업대금 27.5%가 부과되고 있다.
P2P업계 관계자는 "P2P금융만을 위한 법이 아직 없다보니 P2P금융과 일정 부분 겹치는 대부업법을 적용받고 있다"며 "P2P플랫폼 자체로는 금융사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피플펀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체들이 자회사로 대부업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P2P업체는 100여개로 추산되고 있으나, 기존의 대부업체가 상호명만 P2P업체로 바꾼 사례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2P업체 중 대부업이 아닌 '은행 부수업'으로 서비스를 론칭한 곳은 피플펀드 한 곳 뿐이다. 이마저도 제1금융권인 전북은행과 연계한 결과다.
약 1년간의 준비 끝에 피플펀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의 승인 하에 전북은행과 연계한 대출상품을 오는 30일 선보이게 됐다.
서 대표는 "미국처럼 P2P 채권을 하나의 금융상품으로서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하고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개선 조치들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