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 일본발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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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연비조작 파문이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을 불러올 전망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산자동차가 2000억엔(약 2조원)을 출자해 미쓰비시자동차 주식의 30% 이상을 인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최종 조정작업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사된다면 닛산자동차는 현재 미쓰비시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제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일약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하게 된다. 닛산자동차는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공급받은 경차에 문제가 있다며 연비조작 문제를 제기한 장본인이다.
닛산자동차는 탄탄한 자금력과 영업력이 장점이다. 연비조작 파문으로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미쓰비시자동차에게는 구세주인 셈이다. 닛산자동차로서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쓰비시자동차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 도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등과 경쟁할만한 실력을 갖추게 된다.
닛산자동차의 급부상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일본 자동차업계가 이들 3대 메이커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향후 5년간 인수합병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업체인 켈리블루북의 칼 브라우어 연구원은 이날 CNBC방송에 나와 "일본 자동차업체간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오는 2021년에는 3~4개 대형업체들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5~10년 안에 현재 일본 전체 자동차업체의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설리반의 비벡 바이댜 부대표도 "인수합병 바람이 규모의 경제를 심화시키며 생산을 늘릴 여력이 없는 업체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해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역대 최악의 리콜 사태에 허덕이는 타카타나 미쓰비시자동차도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은 독일, 미국과 함께 3대 자동차 강국 중 하나로 자동차업계에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연속 글로벌 1위인 도요타자동차의 수익이 급감하고, 거대 에어백 제조사인 타카타는 리콜 파문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쓰비시자동차의 연비조작 파문이 더해지면서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수합병을 부르는 환경이다.
일본 밖이라고 해서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계를 혼돈에 빠뜨리고, 실리콘밸리의 IT업체들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를 앞세워 전통 자동차업계를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