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가 11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뢰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 소식을 알렸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우리나라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새로 설립한다.
고순동 한국MS 대표는 1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7년 1·4분기에 서울과 부산에 한국만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고 말했다.
MS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Mobile first, Cloud first)'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모바일과 클라우드 영역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고 대표는 "2차·3차 산업혁명이 증기와 전기로 이뤄졌는데 이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데이터를 가치 있게 다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MS는 2020년까지 25억개 이상의 IT 디바이스가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이 기기들이 50제타바이트(ZB)의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데이터의 45%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1ZB는 약 1조1000억 기가바이트(GB)이며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올해 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1ZB를 넘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MS는 특히 많은 데이터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에 리전 2개를 설치하고 투자를 확대한다. 리전은 2~3개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복수의 데이터센터가 서로의 데이터를 자동 복제해 개별 데이터센터에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고 대표는 "현재 세계적으로 리전 32개를 운영하고 있기에 처음에는 한국에도 기존 리전과 MS 애저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었다"며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국만을 위한 리전 설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건강기록 등 개인정보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규정해 해외에만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고 대표는 "아마존의 2.7배, 구글의 7배에 달하는 세계 데이터 센터에 서울·부산 리전이 추가되면 한국에서도 엔터프라이즈급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리전 설립을 클라우드 서비스 1위 탈환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의 AWS가 31%로 1위를 차지했고 MS의 애저가 9%로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로는 둘의 격차가 매우 크지만 지난해 성장률을 기준으로는 AWS가 64%, 애저가 124%를 기록해 MS의 추격이 거센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장은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기에 점유율 차이가 아직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IBM과 구글도 일본에 리전을 설치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MS가 시장을 선점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리전의 위치와 규모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며 "추가 리전 설치를 고려해 부산시와 토지 매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한국MS의 서울 리전은 경기도 평촌신도시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보유한 '평촌 메가센터'를 일부 임대하는 형식이다. 평촌 메가센터는 축구장 12개에 달하는 연면적 8만5547㎡규모에 순수 전산 상면 면적도 2만7786㎡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다. 수많은 서버를 모아놓은 초대형 전산실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이에 대해 고순동 대표는 "서울 리전은 임대 형식으로, 부산 리전은 자체 설비로 운영한다"며 "기존 MS 리전 중에도 임대한 곳이 많아 자체 설비나 아니냐 여부는 중요치 않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