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진에 일본 디스플레이 공급업체 '휘청'…3억 달러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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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애플의 추락이 아이폰의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업체의 실적을 통해 다시 확인됐다. 재팬디스플레이가 지난해 3억 달러(약 35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소식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폰·아이패드용 액정패널을 공급하는 재팬디스플레이는 2015 회계연도에 3억 달러의 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치는 12일 공식발표로 확인될 전망이다. 추정 손실액은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3월말이 회계연도 마감일이다. 최근 부진한 아이폰 판매 실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만큼 아이폰 판매가 급감했다는 이야기다.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는 519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물론 재팬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가 전적으로 애플 탓만은 아니다. 이 회사는 애플 이외에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에도 패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패널 가격도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엔화 가치가 오른 것도 재팬디스플레이 실적 악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분기 순손실 가운데 112억 엔이 엔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마 무엇보다 애플의 추락이 가장 큰 원인인 것은 분명하다. 이로 인해 재팬디스플레이의 향후 실적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의 OLED 도입에 사활을 걸고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이 부진하면 함께 뒤질 수밖에 없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애플 부품업체에서는 애플이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아이폰 생산량을 전년보다 30% 줄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애플이 13년만의 마이너스성장 실적을 발표하기 전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업체에 주목한 바 있다. 당시 이 업체는 중국 공장의 가동시간을 줄이고 있었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는 애플의 부진을 전망했다. 이들의 전망은 애플의 발표로 나중에 확인됐다. 이번 분기 아이폰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부품업체들의 이야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일본의 소니, 히타치, 도시바 3개 사가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통합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4년 기업공개(IPO) 이후 재팬디스플레이 주가는 실적 부진과 암울한 전망 등으로 인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4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