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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당선 직후부터 '장기독재' 조짐, 필리핀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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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필리핀 마닐라만은 과연 범죄자 10만명의 무덤이 될 것인가. 공무원 사회에는 필리핀 역사상 유례 없는 숙청의 바람이 불 것인가. 필리핀은 '올드 파워'인 미국을 배신하고, '뉴 파워'인 중국에 필리핀 앞바다를 내놓을 것인가. 태풍이 몰려드는 시기는 아직 한달이나 남았지만 필리핀 전역에는 단 한 사람의 이단아가 불러온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0일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필리핀은 다시 한 번 운명의 갈림길에 놓였다.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지배는 필리핀이 왜곡된 발전의 길을 걷게 했다. 대지주에서 출발한 소수가문이 필리핀의 부와 권력을 독점했고, 대다수 국민들은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와 독립, 1986년 '피플 파워' 혁명이 있었지만 필리핀은 결국 왜곡된 길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제성장의 과실은 소수가문 손에 들어갔고, 여전히 국민은 빈곤에 허덕인다. 부와 권력의 독점은 부패의 일상화로 이어졌다. 국민 다수의 빈곤으로 마약·강간·살인·테러 등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두테르테는 범죄단은 물론이고 공산반군과 이슬람반군까지, 필리핀 역사가 만들어낸 온갖 모순이 뒤섞여 있는 남단의 섬 민다나오의 최대도시에서 지난 20여년간 모순의 사슬을 끊어내는 '사회혁명'을 일으켰다. 다바오시의 법과 인권을 수호해야 할 현직시장이자 검사, 변호사를 지낸 법조인임에도 자경단을 움직여 2000명 가까운 범죄자를 재판 없이 즉결처형했다. 다음날 일을 해야 한다며 심야 금주령을 내렸고, 보호라는 명목으로 약자에게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공무원 사회의 부패와도 전쟁을 벌였다. 부의 편중이 낳은 두 가지 결과물, 부패와 범죄라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극단의 조치였다. 그 결과 다바오시는 범죄와 부패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법과 인권이 사라진 사회혁명은 민주주의의 적인 '독재'의 위험을 불러왔다. 하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모순을 불러온 격이다.

독재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30%가 넘는 필리핀의 유권자들은 범죄와 부패가 더욱 큰 문제라고 결론냈다. 이제 남단 민다나오에서 일어난 일이 북단 루손섬 마닐라를 비롯한 필리핀 전역으로 확대될 일만 남았다. 두테르테는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기간 공언한대로 6개월내 범죄와 부패를 일소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CNN과 영국 가디언이 전하는 소식에는 사회혁명을 위해서라면 독재를 불사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드러났다. 두테르테는 "악을 상대로 독재자가 되겠다. 6개월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두테르테의 측근은 헌법을 개정해 6년 대통령 단임제를 폐지하고 의원내각제로 전환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전했다. 장기독재의 포석이다.

법과 인권의 무시, 장기독재 행보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는 심각한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두테르테는 미중 패권 다툼의 장이 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말을 꺼낸 상태다. 국제정치의 판세마저 흔들고 있다. 필리핀 경제는 해외 노동자의 송금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국제적 갈등은 다시 필리핀 내부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두테르테가 당선된 이날 필리핀 증시와 외환시장이 출렁인 게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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