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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분노 먹고 자라는 '막말의 정치학'…트럼프와 두테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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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과 필리핀, 두 나라의 빈곤층은 기득권을 옹호하는 기성 정치에 분노했다. 그래서 기존 질서와 사회적 타부에 거칠게 도전한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와 로드리고 두테르테에 열광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 모두 기득권자다. 트럼프는 뉴욕의 부동산 재벌인 프레드 트럼프의 아들이다.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성공시켰다고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부가 토대였다. 두테르테 역시 필리핀 지도층의 아들이다. 아버지인 빈센테 두테르테는 변호사 출신으로 세부섬 다나오시의 시장에 이어 다바오 주지사를 지냈다. 교사였던 어머니도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지도층 인사였다.

빈곤에 짓눌려 배우지 못한 지지자들과는 달리 두 사람은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트럼프는 아이비리그 명문인 펜실베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나왔다. MBA과정을 마친 수재다. 두테르테는 마닐라의 필리핀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산 베다 로스쿨을 졸업하자마자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이처럼 기득권을 누리며 자랐고,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지만 두 사람의 말과 행동은 기득권을 무시하고 사회적 타부에 도전한다.

트럼프의 말은 히스패닉과 무슬림 등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과 모욕으로 점철돼 있다. 표현조차 정제하지 않는다.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민정책에 호의적인 일반적인 사업가와는 정반대다. 사업가의 부를 늘려줄 자유무역에도 강력히 반대한다.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거두겠다고 공언한다. 이민자가 만들어낸 나라, 흑백갈등으로 인해 남북전쟁과 60년대 사회혼란기를 거친 나라, 이로 인해 인종차별이 타부시되는 나라인 미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지만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증오하고 이민자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백인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말투로 분노를 쏟아내는 트럼프에 열광한다.

두테르테는 트럼프를 능가한다. 트럼프는 아직 말에 그치고 있지만, 그는 20여년간 다바오시의 시장을 지내면서 행동으로 필리핀의 기존 질서에 도전해 왔다. 그는 현직시장으로 자경단을 조직해 재판 없이 범죄자를 처형했다. 법질서와 인권을 정면으로 무시했다. 카톨릭 사회인 필리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개XX"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모욕을 줬다. 폭도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외국인 여자 선교사에게는 "내가 먼저 (폭행)했어야 했다"고 했다. 국제 인권단체는 물론이고 필리핀을 식민지배했던 미국의 비판까지 무시한다. "입닥치지 않으면 외교관계를 끊겠다"고 했다. 하지만 필리핀의 빈민들은 이런 두테르테에게 환호한다. 이들은 "범죄와 빈곤에서 우리를 탈출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르코스의 독재를 몰아냈지만 사회적 부패는 몰아내지 못한 필리핀의 역사가 만든 결과물이다.

두 나라의 빈곤층에게 트럼프와 두테르테는 기존 정치를 일소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인이다. 두 사람의 막말은 강력한 리더십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공장에서 쫓겨난 미국의 백인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줄 정치인은 트럼프 밖에 없다"고 말한다. 필리핀의 빈곤층은 "범죄를 소탕하고 필리핀을 발전시키려면 두테르테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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