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사라진 '팀 쿡의 애플'은 지금 추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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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혁신으로 흥한 자 혁신이 다하니 망한다. 요새 애플의 추락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나은 표현이 없다. 지난 분기 13년만에 첫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뒤로 애플은 날개를 잃고 추락중이다. 주가는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고, 종착점을 알 수 없다. 월가에서는 팀 쿡에 대한 비판이 넘쳐난다. 아이폰 혁명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후계자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다른 혁신가에게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주고 본업인 유통과 운영 책임자로 만족해야 한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 대신 중국에 공을 들여 한때 애플의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바로 그 중국에서 쿡은 위기를 맞고 있다. 쿡은 이달 하순 중국 방문에서 애플을 위협하는 중국의 온라인 검열 족쇄를 걷어내야 그나마 운영자로서의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주당 120 달러선을 넘나들며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던 애플의 주가는 8일(현지시간) 현재 90 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주 애플의 주가는 주당 92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2014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월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얼마나 더 추락할지 불투명하다. 월가에서는 애플의 찬양자로 알려진 헤지펀드 거물이 등을 돌리면서 애플 비관론이 확산 중이다. 칼 아이칸은 지난주 CNBC방송에 나와 "지난달 애플의 실적 발표 이틀 뒤 보유하고 있던 애플 주식 모두를 처분했다"고 말했다. 쿡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는 이를 통보받고 아이칸에게 유감을 나타냈다.
아이칸은 쿡이 애플의 승부처로 선택한 중국시장 전망을 비관했다. 지난 분기 애플 실적 추락의 원인이었던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대폭 강화된 중국의 온라인 검열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기업의 모든 콘텐츠를 검열하는 엄격한 허가제를 시행 중이다. 애플의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즈 무비'와 전자책 서비스인 '아이북'도 그 대상이다. 이미 지난달말 중국 당국으로부터 서비스 중단을 요구받았다. 서비스가 시작된지 불과 반년만이다. 한계에 다다른 아이폰 판매를 대신해 콘텐츠 사업에서 이익을 내야하는 애플에게는 치명타다. 로이터통신은 쿡이 이달 하순 중국을 방문해 공산당 검열책임자를 만나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지만 외국기업, 특히 IT기업 통제에 나선 시진핑 정권에서 활로를 찾을 지는 미지수다. 시진핑의 중국은 언론과 인터넷 통제에 열중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당면과제라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진 혁신'이다. 월가 투자자들을 조사한 CNN머니는 "대부분이 애플의 주식이 아직 비교적 싼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플의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했다"면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만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애플 부활의 열쇠"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냉혹하다. 지난 주말 포브스에는 혁신 없는 팀 쿡 시대를 성토하는 전문가들의 기고가 넘쳐났다. 제이 서매니는 "쿡이 넷플릭스나 테슬라를 사들이든지 아니면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나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가 쿡을 대신해야 애플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