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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어디로 가나…'오펙 대부' 축출한 사우디, 저유가 치킨게임 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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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산유량 동결을 거부해 온 이란이 동참 의사를 밝힌 다음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량공세로 저유가 치킨게임을 주도해 온 '실세' 석유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언뜻 치킨게임의 종결 조짐으로 해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치킨게임이 격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이란 강경파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자가 석유정책 결정권을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프레스TV는 이란이 주요 산유국 간 논의 중인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날 모흐센 캄사리 이란 국영석유회사 국제담당 이사는 "산유량 동결 여부는 전적으로 석유부에 달렸다"면서도 "이란의 산유량이 일일 420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이 정도라면 석유부가 만족할만한 산유량이다. 산유량 동결에 동참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가 산유량 동결 기대에도 불구하고 무산된 것은 이란의 불참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란은 산유량이 경제제재 해제 이전 수준까지 늘어난 뒤에야 동결에 동참할 수 있다며 협상에 불참했다. 사우디는 이를 핑계로 성사 직전까지 갔던 합의를 무산시켰다. 이란의 입장 변화는 산유량 동결을 막던 장애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음날 사우디에서 발표된 각료인사는 산유량 동결 기대감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사우디 국왕은 칙령으로 알 나이미 석유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살만 왕자의 수족으로 알려진 칼리드 알 팔리 아람코(사우디 국영석유회사) 회장을 임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석유정책에 대한 '왕가 친정체제 구축'이자 '산유량 증산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나이미는 산유국들 사이에서 마에스트로(지휘자)로 불리며 미국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 비견됐던 인물이다. 30년 가까이 아람코에 몸담았던 석유 전문가 중 전문가 출신으로, 1995년부터 21년간 사우디 석유장관을 맡으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장악했다. 'OPEC의 대부'라고 불릴만큼 산유량이나 유가 결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과의 저유가 치킨게임을 주도한 것도 바로 나이미였다.

하지만 최근 나이미는 오랜 치킨게임을 끝내고 유가 조절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도하 회담 직전 나이미는 "이란이 불참하더라도 산유량 동결이 가능하다"며 협상 타결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의 생각은 사우디 왕가의 입장과는 달랐다. 결국 사우디 왕가는 타결 직전까지 갔던 도하 회담을 이란의 불참을 이유로 무산시켰다. 정확히는 사우디의 경제사령탑이자 지난달 원유의존경제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살만 왕자가 회담에 개입한 것이다.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은 중동의 주도권을 두고 사우디의 강력한 적수로 부상 중이다. 서방에서는 살만 왕자가 이란을 고사시킬 목적으로 회담을 무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WSJ는 이로 인해 나이미와 사우디 왕가 간 불화가 싹텄고, 결국 나이미의 축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도하 회담에 참석했던 익명의 산유국 석유장관은 WSJ에 "나이미로서는 (석유장관 취임 이후) 21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결정이 왕가에 의해 무산되는 경험을 했다. 그에게는 치욕스런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미의 한 측근은 "도하 회담 결렬 이후 나이미가 물러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한편 살만 왕자는 도하 회담 직전 일일 산유량을 즉시 1150만 배럴 더 증산할 수 있고, 최대 2000만 배럴만큼 더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저유가로 인해 사우디가 재정압박을 받고 있어 산유량을 대폭 증산할 여력이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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