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의 공습, 미국·유럽서 동남아로 눈돌려…알리바바가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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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유럽 업체 공략에 주력해 온 중국 자본이 동남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던 온라인쇼핑업체 라자다를 인수한 직후의 일이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펌인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가 중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7%에 달하는 기업들이 향후 3년간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동남아를 꼽았다. 이어 17%가 라틴아메리카를 꼽았고, 불과 8%만이 미국을 선택했다.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중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를 주요 투자처로 선정했다.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는 그 다음이었다. 중국 자본이 동남아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는 "세계적으로 신흥국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국가들만이 올해 강한 성장세가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자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미국과 유럽 업체 사냥에 집중해 왔다. 올해 1분기에만 1010억 달러 가량을 투입했을 정도다. 이같은 분위기를 바꾼 것은 중국의 거대 온라인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지난 12일 10억 달러를 들여 라자다의 경영권을 획득했다. 동남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당시 알리바바는 "라자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터넷 통신판매시장에서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동남아 온라인쇼핑시장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5억6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라자다를 인수하면서 중국산 제품이 동남아로 대량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FT는 "중국 기업들이 알리바바를 따라 본토에 인접해 있으면서 빠르게 성장 중인 동남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