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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왜 몰락했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가 결정타

아베노믹스 왜 몰락했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가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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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11일 엔화는 오전 한때 달러당 107.63엔까지 내려가며 2014년 10월 이후 엔고의 최정점을 기록했다. 엔고 현상은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수입물가를 떨어뜨린다. 경기부양으로 장기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아베노믹스의 최대 적이다. 엔고 현상은 저유가와 중국발 악재로 시작됐지만 사태를 여기까지 악화시킨 것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실험이다. 일본은행은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되레 역효과만 불렀다. 더 큰 문제는 아베노믹스의 중심축인 일본은행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해결사가 무너지면서 일본은 다시 장기불황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대신증권의 박형중 연구원은 이날 엔고 현상에 대해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한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그 효과에 대한 의심도 높아지며 엔화는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다"며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가세하며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실험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29일이다. 당시 일본은 새해 들어 잇따른 중국 증시 폭락과 경기 침체 여파에 휘둘리고 있었다. 게다가 사상 초유의 저유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거둔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위태로왔다. 물가를 올리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시중에 엔화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재정확대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일이 걸린다. 결국 2013년과 2014년 대규모 양적완화의 주인공인 일본은행이 다시 나섰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일본은행은 유럽국가들이 선보인 마이너스금리를 단행했다. 시중은행이 돈을 맡기면 이자 대신 0.1%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보고 어떻게든 개인과 기업에 대출하라는 압력이었다.

하지만 잠깐의 반짝효과가 사라지자 일본은행이 예상못한 역효과가 드러났다. 미국 금리인상이 주춤하는 등 대외악재가 계속되자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안전자산인 엔화로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10년만기 일본국채 역시 사상 최초로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안전을 위해 제값보다 더 주더라도 사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난 것이다.

양적완화 기대감에 잠시 내려간 엔화 가치는 실제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은 채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계속해서 올랐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11%나 뛰었다. 그 결과 일본 기업은 실적 위험에 직면했고, 증시 역시 아베노믹스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약 53조원의 기업이익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현재까지 도쿄 증시를 빠져나갔다.

모든 비난의 화살이 일본은행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시장에서 무시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일본은행의 급진적 통화 완화의 부작용이 일본 경제의 건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마이너스금리를 단행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달에도 "마이너스금리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를 추진한 것"이라며 "필요한 시점까지 마이너스금리와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고집을 두고 달리 선택할 경기부양책이 없기 때문이란 평가가 많다.

박 연구원은 "일본이 추가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금리를 내린다 해도 엔화를 강세에서 약세로 돌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오히려 일본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강화하면 마이너스금리에 대한 의심과 향후의 불확실성만을 키우며 엔화 강세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0엔을 하회하는 시기를 전후해 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재인상하는 시기에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외환시장 개입은 엔화 강세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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