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 "중국 경제 내년까지 어렵다"…전문가집단 "잃어버린 10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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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 전문가 집단 내에서 중국 경제가 향후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하면, 번영의 토대를 닦은 중국 지도자의 입에서 중국 경제가 내년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자국 경제를 낙관하는 중국 내 분위기와는 상반된다. 중국발 글로벌경제의 위기가 이전보다 더욱 우려된다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 내용와 맞물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제기한 지도자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다. 1998∼2003년까지 총리로 있는 동안 과감한 경제개혁으로 중국 경제성장의 토대를 닦은 거물이다. 보쉰은 6일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주 전 총리가 미국 외교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내년에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주 전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위기의 중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정도로 경제정책에서 무게가 큰 인물이다. 중국을 개방개혁으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이 경제를 이해하는 유일한 고위 지도자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주 전 총리 발언의 구체적인 배경과 일시 등이 공개되지 않고, 미국 대사관 측도 침묵하고 있지만 주목을 받는 이유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외교협회의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 35명 중 61%가 중국 경제에 대해 "향후 1~3%의 성장률에 그치며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나 마이너스성장을 점치는 전문가도 8%나 됐다. 반면, 중국 경제가 성공적인 개혁을 통해 향후 4~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31%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6.5%대의 성장률을 기대하는 중국 내 분위기와는 차이가 난다.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경제·외교·정치 분야를 망라한다. 최근 남중국해 분쟁 등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을 고려해 미국의 시각을 가진 이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는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전날 IMF 보고서의 내용은 미국 전문가들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IMF는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발 위기가 선진국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2008년 이래 28% 상승했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른 국가의 변동성과 연계된 비율이 1995년 50% 수준에서 지난해 80%로 증가했다"며 "신창타이(新常態) 단계에 진입해 구조조정과 금융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의 행보가 세계 금융시장에 더욱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중국 경제의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해 왔고 내년 성장률도 중국의 기대와는 달리 6% 이하로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