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한국지엠이 임팔라 생산 문제로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이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준대형 세단 '임팔라'를 앞으로도 지금처럼 수입 판매키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한국지엠 노조가 그동안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요구하며 회사 측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해 온 만큼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5일 "쉐보레의 프리미엄 세단 임팔라의 국내 생산에 대해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한 결과, 임팔라를 현재와 같이 수입 판매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런 입장을 노조에도 전달했다.
한국지엠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제품이 갖고 있는 수입 세단의 프리미엄 가치를 원하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정부의 단계별 탄소규제에 탄력적,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국내 생산보다 수입 판매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팔라가 동급 차종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한미 FTA 효과 등을 누릴 수 있게 수입 판매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올초부터 "한국지엠 경영진이 국내에서 임팔라가 월 1000대, 연 1만대 팔리면 국내 생산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으나 기존 공표를 뒤집고 연 3만대를 팔아야 국내 생산의 사업 타당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임팔라 국내 생산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해왔다.
쉐보레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임팔라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3월 중순 1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국내 대형 및 준대형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앞으로 '임팔라 프리미엄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임팔라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지엠의 임팔라 수입 판매 결정에 따른 적지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지난 1월 20일 노조 집행부와 만나 임팔라의 국내 공장 생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내수 연 3만대 판매'를 달성할 경우 국내 공장에서 이 차를 생산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지엠은 2015년 노조와의 임금교섭 과정에서 '임파라 내수 연 1만대 판매'를 국내 생산의 전제 조건으로 선언했다. 또 지난해 7월 임팔라 수입·판매를 공식화하면서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던 동급 차종인 알페온을 단종한 바 있다.
사측의 이 같은 '말 바꾸기'에 노조 측 불만은 커져갔다. 특히 2013년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이후 생산 물량이 급감해 '지엠 철수설'까지 떠도는 와중이라 노조 측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