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현대상선이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1200억원 공모 회사채 만기연장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과 자율협약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상선은 17일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전체 사채권자 중 74%가 참석했지만 가결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은 전체 사채권자의 1/3이상이 출석해 출석 사채권의 2/3이 동의가 충족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회사의 기대와 달리 사채권자들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해 만기연장이 부결됐다"며 "추후 일정을 고려해 다음달 만기 공모사채 뿐만 아니라 모든 공모사채에 대한 사채권자집회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과 현대증권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상선은 이와 별도로 이르면 22일 채권단 회의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채권단의 100% 동의가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협약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가 되는 조건이다.
그동안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하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받는 등 이해 당사자들과 양보를 얻어낸다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이였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해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200억원의 3개월간 만기 연장을 추진해 왔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돼 정상화에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