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식물성장 메커니즘 새로 규명…생물학교과서 뒤집어
임준 건국대 시스템생명특성학과 교수. 사진=건국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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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건국대(총장 송희영) 연구팀이 식물성장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새로 규명했다. 기존 생물학교과서를 뒤집는 내용이라 주목받고 있다.
17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특성화대학 임준 교수(시스템생명특성학과) 연구팀은 식물 호르몬인 앱시스산(ABA)과 지베렐린(GA)이 기존에 알려진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같은 성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셀(Cell Press)에서 발행하는 '몰레큘러 플랜트'(Molecular Plant) 3월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 Interplay between ABA and GA Modulates the Timing of Asymmetric Cell Divisions in the Arabidopsis Root Ground Tissue)에 담겼다.
기존 식물학분야 교재와 일반 기초생물학 교재에는 이들 호르몬이 거의 모든 식물생장과 발달과정에서 서로 사사건건 충돌해 반대의 효과(길항효과)를 나타낸다고 적고 있다. 임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이를 뒤집는 것이다.
임 교수팀은 식물의 뿌리 생장과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대칭 세포분열을 제어하는 새로운 전사조절인자를 처음으로 발굴하고, 이 유전자의 기능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은 개별 유전자가 아니라 전체 수준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하는 오믹스 방법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GA 결핍 때 뚜렷하게 변화하는 전사조절인자들을 발굴했다. 전사조절인자들 가운데는 그동안 전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있다. ABA와 GA, 두 호르몬에 의해 발현양이 변화하는 전사조절인자다. 연구팀이 이 전사조절인자를 'GAZ'(GA- AND ABA-RESPONSIVE ZINC FINGER)라고 명명했다. 전사조절인자란 DNA에서 읽어 들인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이 합성되도록 유도하는 요소를 말한다.
한편 건국대 연구팀은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에 뿌리 생장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SEUSS 전사조절인자가 GA 호르몬 신호전달경로와 SHR-SCR-SCL3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연동시키는 연결고리로 작용해 식물의 뿌리를 구성하는 세포의 분열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식물분야 최상위(4%이내) 국제 학술지인 '플랜트 피지올러지'(Plant Physiology)지 3월 호에 논문(SEUSS Integrates Gibberellin Signaling with Transcriptional Inputs from the SHR-SCR-SCL3 Module to Regulate Middle Cortex Formation in the Arabidopsis Root)으로 발표됐다.
임 교수는 "ABA와 GA 호르몬은 식물이 살아가는데 있어 전(全)주기적으로 상당히 중요한대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 생장 및 발달과정에서 ABA와 GA 호르몬의 상호작용이 식물 생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