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LG그룹이 뛰어난 성과를 거둔 R&D 인재를 임원급 대우를 받는 연구위원으로 승진시키고, 포상금 규모도 두 배 이상 늘렸다.
LG는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연구개발성과보고회'를 열고 지난해 소비자 가치에 기여하는 원천기술이나 제품 개발 등 탁월한 성과를 거둔 22개 연구팀에게 'LG연구개발상'을 시상했다고 10일 밝혔다.
LG는 수상자 가운데 부장급 연구원 6명을 연구위원으로 발탁한 것을 포함해 연구 책임자 11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대상팀 연구 책임자는 연구위원으로 승진하고, 포상금 1억원을 받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총 25억여원의 포상금을 수상자에게 지급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이날 현장에 전시된 계열사별 70여개 연구개발 결과물들을 꼼꼼히 살피며 점검한 후, 연구개발상을 시상하고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9일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LG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구본무 LG 회장이(오른쪽) 출시 예정인 LG전자 스마트폰 G5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R&D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그리고 사업의 관점에서 진정한 고객 가치를 위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목표를 세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한 노력들이 인정받고, 충분히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개발상 대상은 냉매를 압축·순환시키는 냉장고 컴프레서의 크기를 기존 900리터급 대형 모델 기준으로 60%나 줄이면서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LG전자의 '초소형 고효율 컴프레서' 개발팀이 수상했다.
컴프레서 크기를 대폭 줄여 냉장고 용량을 10리터 이상 늘릴 수 있고, 냉장고 용량에 따라 컴프레서의 크기를 달리해야 했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용량의 모델에 적용 가능해 앞으로 LG전자의 프리미엄급 냉장고 전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연구개발상 본상은 ▲어두운 곳은 더욱 어둡게, 밝은 곳은 더욱 밝게 표현해 올레드(OLED)의 화질을 더욱 극대화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개발한 LG디스플레이팀 ▲해수담수화 등 수처리 핵심 기술인 역삼투압(RO) 분리막의 물 통과량과 염분제거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LG화학팀 등 15개팀이 수상했다.
또 계열사간 협업 등을 통해 성과를 낸 4개팀에게 특별상과 산학협력으로 성과를 낸 2개팀에게 산학협동상을 시상했다.
구 회장은 그간 소비자와 시장 관점에서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우수 R&D 인재의 확보 및 육성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나타내왔다. 1995년 취임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LG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R&D 현황을 직접 살피고, 성과를 낸 R&D 인재들을 시상하고 있다.
또 2012년부터 시작한 R&D 인재 대상 설명회인 'LG 테크노 콘퍼런스'에도 매년 참석해 국내와 미국에서 석·박사 R&D 인재들을 만나 LG의 R&D 비전을 직접 설명하면서 우수 인재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영하의 강추위 속에도 LG가 4조원을 투자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의 건설현장을 직접 점검키도 했다.
이러한 구 회장의 의지는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LTE·LTE-A(4G) 표준특허 부문에서 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특허 분석기관 테크아이피엠(TechIPM)이 지난해까지 미국특허청에 출원된 단말기와 기지국 관련 LTE/LTE-A 표준특허를 분석해 최근 발표했다.
그 결과, 특허 출원 글로벌 기업 중 LG전자가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준특허란 해당 특허를 배제하고는 성능을 구현하기 힘든 기술을 통칭한다.
아울러 LG전자는 5G 표준 부문에서도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세계최초의 다중안테나(MIMO) 기반 'FDR(전이중 통신)' 기술을 연세대와 공동 개발해 시연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국제 IT/통신 컨퍼런스 '글로브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성능을 발휘한 FDR 기술을 시연했다. LG전자가 개발한 FDR은 기존 대비 주파수 효율을 2배까지 향상시켜, 통신속도나 사용자를 2배 늘릴 수 있어 5G 표준으로 기대되고 있는 기술이다.
한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은 이날 인사 발표를 통해 이번 연구개발상 수상자 6명의 연구위원 발탁 승진을 포함한 R&D 및 전문 분야 인재 50명을 연구위원·전문위원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