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 장악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는 액정디스플레이(LCD) 시장이 OLED 보다 크지만 OLED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받고, 일본의 전자업체 샤프가 중국의 홍하이(폭스콘)그룹에 넘어가면서 향후 패널 시장 변화도 예고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충남 아산 A3공장에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 패널 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삼성엔지니어링과 7150억원 규모의 설비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HB테크놀로지 등 OLED 장비업체와도 4300억 원대의 신규 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확대에 나서는 것은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은 오는 2018년 OLED 시장 규모가 18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OLED TV 시장 확대와 더불어 스마트워치 등을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에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로 플렉서블 OLED를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플렉서블 OLED 적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애플은 오는 2017년 출시되는 아이폰부터 LCD 대신 플렉서블 OLED 채택하기로 확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노트 엣지와 갤럭시S6 엣지 등에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데 이어 후속 전략 모델에도 플렉시블 OLED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이 OLED를 탑재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은 사실상 OLED가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정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샤프가 홍하이그룹에 넘어가면서 향후 LCD 패널 시장 변화도 예고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만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LCD 패널 단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미 자체적으로 LCD TV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홍하이그룹이 샤프를 인수하면서 향후 물량공세를 통한 패널 단가 하락이 전망된다.
더군다나 샤프는 일본 간사이 지역에 위치한 사카이 공장에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10세대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대형 TV 패널 시장은 아직 시장성은 높지 않지만 매년 확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장마저도 중국에 뺏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디스플레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LCD대신 OLED를 차세대 주력 제품군으로 선정하고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이 같은 시장 상황에 차별화된 기술로 시장 격차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중심의 소형 OLED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형 패널 시장까지 중국에 넘어갈 것이란 부담감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에는 초기 생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처음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것이고 향후 OLED TV 시장을 타깃으로 한 영업·마케팅에 따라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시장은 중국이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이번에 홍하이그룹이 샤프를 인수하면서 LCD 시장에서 삼성이나 LG가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삼성디스플레이도 이 같은 상황 속에서 LCD보다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인 OLED 시장에 집중하려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