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자본유출 진정국면…아시아가 회복세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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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원자재 수출국의 몰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리면서 나타난 '신흥국 자본유출' 현상이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펴낸 '2월 신흥국 포트폴리오 자금 흐름'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신흥국 펀드에서 유출된 자본 규모가 2억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주식형 펀드에서 11억 달러가 유출된 반면, 채권형 펀드에서 9억 달러가 유입된 결과다. 채권을 중심으로 빠져나가던 자본이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다.
지난해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띠자 자본이 신흥국을 빠져나와 달러로 몰리면서 12월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의 규모가 62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자본유출은 심각했다. 이러던 것이 올해 1월 들어서는 26억 달러로 줄었고, 2월에는 다시 크게 줄어든 것이다.
IIF는 이처럼 신흥국 자본유출이 진정국면을 맞은 원인에 대해 유가의 반등과 주가의 회복, 시장의 안정 등을 언급했다. 국제유가는 한때 30 달러선이 붕괴됐지만 2월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30 달러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초 개장과 동시에 폭락 사태를 맞았던 중국 증시를 비롯해 신흥국 증시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불안요소였던 미국의 금리인상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상 계획을 유보하면서 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
신흥국 자본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IIF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신흥국 시장에 대해 전략적 강세 기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불안의 진원지였던 중국의 통화정책이 안정을 이루고 있고, 미국 경제지표 역시 양호하다는 게 근거다. 시티그룹 역시 달러 강세 현상이 수그러들고 있어 신흥국 시장의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멈춘 이상 달러 강세가 둔화되고, 신흥국 자산가치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티그룹은 신흥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면서도 "신흥국 자산 가격에는 이미 악재가 많이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와 시티그룹은 공통적으로 신흥국 시장 회복의 중심에 아시아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아시아 기업은 시티그룹이 매수를 추천한 신흥국 증시 종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행, 핑안보험, 텐센트, 샌즈차이나, 차이나리소시즈랜드 등 중국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여기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