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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이상한 실험…도심에 500m 바람길 만들어 스모그 빼낸다?

베이징의 이상한 실험…도심에 500m 바람길 만들어 스모그 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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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시가 악명 높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지상에 도심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바람길을 여러 개 만들어 스모그를 밖으로 빼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석탄발전소, 제철소 등 오염원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베이징 주변으로 스모그가 옮겨가는 것 뿐이라는 비아냥도 나돌고 있다.

22일 신화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도시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바람길을 만들어 스모그를 도시 밖으로 배출할 계획이다. 가장 큰 1급 바람길의 폭은 500m에 달하고, 5개가 도심을 가로질러 건설된다. 베이징시는 여기에 폭 80m 바람길을 도심 여러 곳에 건설하고, 더 작은 바람길을 추가해 통풍을 위한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바람길의 폭이 상당한 만큼 도심의 빈 공간을 최대한 이용해 건설한다. 바람의 흐름을 막는 높은 건물이 없고 낮은 건물로 이루어진 지역, 공원, 강, 호수, 고속도로등을 잇고,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으면 철거한다. 가령 5개의 1급 바람길 중 중심축은 베이징 북부 타이핑 공원에서 올림픽 공원을 지나 남부의 톈단 공원까지 이어진다. 베이징시는 새로 도시에 건축물이 들어설 때 바람길을 막지 않도록 엄격히 규제할 방침이다.

베이징시는 바람길을 통해 스모그 문제와 함께 여름철 도심 열섬 현상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페이 베이징 도시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신화통신에 "바람길이 도시 전체의 공기 흐름을 개선해 열과 오염물질도 제거할 수 있다. 도심의 열섬 현상과 대기 오염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하이와 푸저우 같은 도시들도 이미 대기 오염 해결을 위해 이런 환기구를 건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시는 지난 겨울 최악의 스모그 사태를 맞아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바람길 건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시는 지난해 공기오염 경보제도를 도입해 12월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이에 따라 오염 발생이 심한 공장 2000곳을 폐쇄하거나 제한했다. 또한 차량 절반의 운행을 금지하거나 석탄발전소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의 공기질은 정상인 날이 186일로 전년보다 14일 늘어나는 데 그쳤다.

SCMP는 베이징시가 스모그 대책으로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바람길 건설 방안을 주목하기 시작, 2년 동안 실현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표는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람길 프로젝트는 일정표만 없는 것이 아니다. 스모그 문제 해결 가능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베이징의 환경전문가인 마준은 SCMP에 "(베이징의 스모그 해소 여부는) 주로 기상조건에 달려 있다"며 "도심에 강한 바람이 통과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바람 자체가 없어서 도심의 오염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염원 제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동남부 우시에서 활동 중인 환경운동가 우리홍 역시 자유아시아방송에 "스모그가 베이징 도심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더라도 어디로 가겠는가. (베이징 아래의) 톈진시로 가겠는가 아니면 (베이징 주변) 허베이 지방으로 가겠는가"라며 "바람이 불면 (베이징 주변에 머물던) 오염공기가 베이징으로 한꺼번에 다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를 오염시키는 공장들을 폐쇄하지 않는 한 스모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도 우씨와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산둥 지방의 한 네티즌은 "(베이징에서 빠져 나온) 스모그가 허베이나 산둥 지방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티벳 지방의 네티즌은 "농담마라, 스모그는 베이징 주변 도시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했다. 톈진시의 네티즌은 베이징의 스모그가 몰려올 것을 우려하며 "자기집이 더러우니 우리집도 더럽히겠다는 심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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