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은미·오세성·채신화 기자] 대기업들의 채용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은 물론 내수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기업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통해 청년 구직난 해소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약 1만40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신규 채용 인원을 취합해 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채용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5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1만여 명을 뽑는다. 인턴과 경력직, 공채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인턴이나 경력직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1만명 이상이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고 보면 된다.
대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은 물론 내수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통해 청년 구직난 해소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에서 채용공고 확인하는 구직자들. /오세성 기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는 5년간 총 6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으로 장기 계획을 세우고 신규 채용을 하고 있다"며 "장기 계획에 따르면 올해 그룹 전체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신입 및 경력 사원 등을 포함해 8000여명을 뽑은 데 이어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채용한다. SK그룹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정부의 청년 고용 활성화 정책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인원인 8000여명을 신입·경력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대졸 1000명을 포함해 신입사원 4100명과 경력사원 5100명을 채용한다. 이는 지난해 말 한화그룹 전체 임직원 수 4만495명의 12%에 이르는 것이다. GS그룹은 올해 지난해 3600명보다 200명 늘어난 380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이 가운데 대졸공채는 1140명이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16일부터 올해 140여명의 정규직 신입 행원을 모집하며 상반기 채용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의 채용 분야는 수신업무를 담당하는 예금팀 전담행원인 개인금융 서비스 직군이다. 해당 직군 외에는 채용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우리은행의 채용 규모는 총 400명이다.
이 밖의 시중은행들은 2월 말 이후 채용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3월 신입 행원을 채용할 계획으로 지난해 신한은행은 일반직, 고졸특성화직군 등을 포함해 총 850명을 채용했다.
KB국민은행은 다음 주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직만 420명 가량 채용했다. IBK기업은행도 2월 말에서 3월 초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며, 지난해 500명 가량 채용했다. NH농협과 KEB하나은행은 5~6월 중으로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NH농협은 지난해 644명, KEB하나은행은 신입만 500명 가량 채용했다.
한편 채용시장에도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7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정규직 채용 시장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만90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반면 중견기업은 1496명, 중소기업은 876명으로 각각 작년보다 14.8%, 26.0% 줄어든 채용을 밝히면서 기업 규모에 따라 올해 채용 계획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좋지 않지만 정부의 청년 고용난 해소 동참하는 차원에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채용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하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올해를 생존 시기로 보면서 신규 채용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