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본점 외관, JB금융지주 여의도 사옥 외관
금융권의 거센 경쟁 속에 지방은행이 뛰어 들었다. 격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각종 신기능 도입에 나선 것. 특히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규제완화와 금융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비대면 실명확인제를 허용하면서 비대면 금융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가 발표한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 중 이중확인 방식은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 전달 시 확인 ▲기존계좌 활용 ▲기타 이에 준하는 새로운 방식(생체인증 등)에서 2가지를 의무 적용토록 했다.
이에 올해 초부터 다수의 시중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또는 금융자동화기기(ATM)에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본인 인증을 시도하는 추세다. 지방은행도 상반기 중에 비대면 인증 방식을 적용한 각종 기기와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는 등 비대면 채널 개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방은행, 영상통화로 비대면 금융 '첫걸음'
지방은행이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은 '영상통화'다. 기존의 모바일 뱅킹 앱 혹은 신규 앱에 실시간 본인인증이 가능한 영상통화 시스템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방은행은 이미 영상통화 본인 인증방식 업체를 선정하고 개발을 마쳤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은 3월 중 출시 예정인 모바일 뱅크를 가칭 'B뱅크'에서 '썸(SUM)뱅크'로 확정하고 본인 인증 방식으로 영상통화 절차를 추가할 계획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업체와 미팅을 가진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를 통해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며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JB금융그룹 광주은행도 지난 1월 영상통화 본인 인증방식 업체를 선정하고 시범 운영과 보안성 심의 등을 거친 후 3월내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광주은행의 비대면 채널 서비스는 인증 부분만 별도의 앱으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기존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증 방식은 ▲기존 계좌확인 ▲신분증 진위 확인 ▲영상 확인이다.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계좌를 확인한 후 별도의 앱을 실행시킨다. 해당 앱을 통해 본인의 신분증을 촬영한 사진을 전송한 후 상담사와 영상통화로 본인 인증을 받는 시스템이다.
영상통화 방식은 금융사 직원이 신분증 사진과 고객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다. 또한 다른 생체인증 방식보다 인프라 구축이 쉽고 투자비용도 적은 편으로 금융권에서 관심이 높다.
신한은행의 스마트 무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비대면 본인인증 방식으로 한 고객이 정맥 인증을 이용하고 있다.
◆'내 몸 안의 열쇠'…생체인증, 도입 검토 중
올해 초 시중은행들은 생체인증 방식을 적용한 ATM기 등을 앞 다퉈 선보였다. 당시 추이를 지켜보던 지방은행도 상반기 내 생체인증 방식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다.
부산은행은 스마트 ATM에 지정맥 인증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정맥 인증은 지문 안에 흐르는 정맥의 정보를 통한 본인 인증 방식이다. 키오스크 개념으로 실시간 화상통화 기능도 탑재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하는 단계이며, 썸뱅크 출시 이후 4월께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정맥 인식은 근적외선을 통해 손가락 정맥 내부의 패턴을 인식해 본인인증을 하는 방식이다. 이는 손가락 내부의 혈관패턴 정보를 활용하는 것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온·습도, 상처 등 외부환경의 영향에 강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출시 날짜가 다가온 만큼 다양한 업체와 계속 접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상태"라며 "시범으로 몇대만 운영할 계획이며 향후 이용 현황 등을 파악해 확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도 지난 1월 출시한 모바일뱅크 '아이M뱅크'에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비대면 본인인증 방식으로 신분증 사본 온라인제출과 타행 계좌정보를 이용한 이중 확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 인증 방식으로는 지정맥, 정맥, 홍채, 지문 등이 고려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전산이 발달하면서 고객들이 간편한 모바일 금융을 선호하면서 은행의 내점 고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생체인증 등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의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