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경선, 샌더스-트럼프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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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 대선 두번째 경선이 치러진 뉴햄프셔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이 다시 불었다. 특히 민주당은 아이오와 경선에서 초박빙으로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했던 버니 샌더스가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두며 힐러리 클린턴을 궁지로 몰아갔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아이오와 참패를 만회하며 부활했다.
CNN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뉴햄프셔 경선에서 샌더스는 93%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60% 득표율을 기록하며, 38%의 힐러리를 22% 포인트 격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트럼프는 92% 개표 상황에서 35%를 얻어, 2위인 존 케이식(16%)와 3위인 테드 크루즈(12%)를 크게 따돌렸다.
샌더스는 인접한 버몬트주 상원의원으로 백인 진보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뉴햄프셔 주에서 격차 시정이나 사회 보장의 확충을 호소해 젊은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출구 조사에서 샌더스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는 80%를 훌쩍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샌더스는 승리 확정후 지지자들 앞에서 "이번 승리는 유권자들이 진짜 변화를 갈망함을 보여주었다. 이곳 사람들은 낡은 기성정치권과 기성 경제계에 미국을 맡기기는 너무 늦었다고 판결했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이번 압승을 토대로 향후 힐러리에 맞설 발판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 확대와 조직력 부족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힐러리는 예상외 큰 패배로 인해 고전이 예상된다. 20%가 넘는 큰 격차가 힐러리의 전국적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힐러리로서는 네바다 코커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 이어 12개 주가 동시에 실시하는 '슈퍼화요일'(3월1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힐러리는 개표 진행 중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모든 주에서 모든 표를 얻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아이오와 경선에서 참패하며 거품이 붕괴된 트럼프는 이번 승리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아이오와에서 자신을 꺾은 크루즈가 3위로 밀려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됐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을 위대하게,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 중국, 멕시코, 일본이 우리 돈과 일자리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고 아주 크고 강한 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샌더스와 트럼프는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내에서 비주류다. 이번 경선 결과는 기존 정치 타파를 내걸어 사회의 현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는 소외계층 유권자들의 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